| 저출산 위기 극복 국민연금 역할 강화가 열쇠 이형하 |
| 2018년 11월 11일(일) 18:23 |
|
일찍이 영국의 인구학자인 맬더스가 주장한 이론은 빛바랜지 오래되었다. 즉,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서 전 세계가 식량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맬서스의 인구론은 세계적인 출산율 감소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 통계는 더욱 암담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가 35만 명대로 추락하면서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1.05명으로 떨어졌다. 인구 유지를 위한 2.1명의 절반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올 2분기는 0.97명으로 올해 전체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추락했다는 점이다. 합계 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라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그간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백약이 무효인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저출산 해소에 126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러고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출산장려금 지급, 양육수당 같은 비용 지원 위주의 단기 처방에 급급한 탓이 크다. 저출산 예산의 70-80%가 이런 데 쓰였다고 한다. 그나마 올해 9월부터는 5세아 까지 아동수당 월10만원의 수당이 제공되고 있지만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국가위치와 관련한 지정학과 연도별 출생인원에 기반하고 있는 인구통계학은 변하지 않는 상수 값이다. 지정학적 요소와 인구구조는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바꾸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인구구조는 그나마 바꿀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 사회보장기본법에도 ‘출산’을 주요한 사회적 위험으로 간주하고 있다. 출산과 맞물린 인구구조의 변화는 은퇴한 노인의 연금불안과 미래세대의 연금무용론을 초래하여 세대간 갈등조장과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수 있다. 현재의 출산절벽을 넘을 수 있는 가용 가능한 다양한 대책과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세대간 포용적인 대안에 대해 깊은 성찰은 필요한 시점이다.
출산절벽의 위기의 시작은 임신 기간부터 시작되는 출산 후 아이 돌봄을 위한 가족간 품앗이도 어려운 상황이고, 산모와 아이를 저렴한 비용으로 돌봐주는 공공조리원이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조리원에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고, 20일간 비용이 230여만 원이 지출된다고 한다면 출산을 감행할 젊은 세대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욱이 국민연금의 기금투자 수익률로 마이너스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하고 있어 국민들의 내 연금에 대한 걱정도 깊어지고 있는 여러 정황을 극복하는 사업 다각화 대안으로 공공조리원 운영과 지원사업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국민연금의 기금투자 영역에 전국 시군구에 기본적으로 1개의 공공조리원 인프라 구축, 인구 10만 명이 넘는 시군구의 경우는 10만 명 당 1개소의 공공조리원 인프라를 갖추어 여성노인과 베이비부머 은퇴세대의 산후조리원 일자리와 연계한 선제적인 투자정책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임산부가 출산하기 좋은 환경과 건강한 노인들의 안정적인 노인일자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세대간 교류와 포용적 돌봄이 가능한 사다리 역할을 연금제도가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산을 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조성과 출산친화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아이와 부모의 삶의 질이 개선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미래세대의 출산과 안정적인 노후의 삶의 질이 담보되는 세대간의 균형적인 사회보장급여 형평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출산절벽을 완화하고 장래의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공공조리원 인프라 구축은 결국 저출산-인구감소의 인구통계학적 상수 값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필수선택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