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반려동물 ‘급증’ 대책 시급 최근 6년 간 광주·전남 3만5천여마리 유기돼 주거환경·경제 악화 주원인…인식 전환 절실 임후성 기자

2018년 11월 14일(수) 19:55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최근 동생처럼 애지중지한 반려견 ‘코코(포메라니안·반려견)’를 길가에 두고 왔다. 고향 집에서 광주까지 힘들게 데리고 왔지만 자취방 집 주인이 ‘반려동물은 절대 이곳에서 기를 수 없다’고 철벽을 쳤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 가족같이 생각하던 반려견을 주변인들에게 입양시켜주려고 했지만 받으려는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귀띔했다.

#.취업준비생 장모(28·여)씨도 지난달 기르던 고양이를 길가에 내려놓았다. 장씨는 “취업에 성공해 잘 기르고 싶었지만 내 코가 석자”라며 “원래 있었던 길가에 5개월 만에 내려두는 것”이라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처럼 주거환경의 변화, 경제적 이유 등으로 반려동물을 내다 버리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6년간 광주·전남에서 3만5천여마리에 달하는 반려동물이 버려진 것으로 집계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손금주(나주·화순)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 유기동물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광주에서 1만4천510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에서는 2만725마리가 버려졌다.

해마다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2천400여마리, 3천400여마리씩 버려진 셈이다.

광주에서는 2013년 2천736마리, 2014년 1천566마리, 2015년 1천704마리, 2016년 2천609마리, 지난해 3천675마리가 유기됐다. 특히 전남에서는 2천353마리가 버려진 2013년 이후 해마다 유기동물 수가 늘어나 지난해는 4천712마리가 버려졌다.

동물등록제가 의무사항이지만, 하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해마다 유기된 반려동물이 늘고, 도심 속에서 버려진 반려동물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반려동물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을 개선하고 동물등록제와 과태료 제도가 현실적으로 이뤄지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광주유기견보호센터 관계자는 “현재 동물등록제라든지 과태료 제도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어느 집에서 키우는 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본인 스스로가 반려동물이라는 뜻을 정확히 알고 책임감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금주 의원은 “명절 연휴나 여름 휴가철 등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되거나 동물이 병에 걸리면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동물을 유기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