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언덕에 올라 이윤진 시

2018년 11월 26일(월) 18:17

기이하게 슬프고
아름다운 언덕이 있습니다.
산그늘 어두운 곳에
풀빛이 고운 참개별꽃이 있었습니다.
불그스레한 바위 옆
소나무 한 그루가 그늘을 만들자
유년 시절 기억이
풍요롭게 밀려 왔습니다.
나무 잎 새 살랑살랑
가지 끝에 바람을 재웁니다.
언덕에 올라
문득 그리움이 아프지 않다고,
그저 잘 살고 있다고
말하려 합니다.


<해설> 고향 마을 언덕은 유년시절의 추억이 어린 곳이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뛰놀고 꿈을 키웠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유년의 언덕은 이제 사라지고 없지만 마음 속에는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다. 수많은 얼굴들과 함께 그리움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유년시절이 아련하다.
<약력> 월간 ‘순수문학’ 시, ‘문예연구’ 소설, 저서 ‘매운 그리움’, ‘예정된 유혹’ 등, 전 동신대학교 한국어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