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 (5)화정1동 마을공동체추진위원회 과거·현재 공존…진정한 ‘마을공화국’ 꿈꾼다 단체 역할 분담…‘안전마을 만들기’ 우선 추진 학생·주민 이어진 가래떡 축제·퍼포먼스 ‘눈길’ 임후성 기자

2018년 12월 13일(목) 19:32

‘마을공화국’을 이루기 위해 광주 화정1동 마을공동체추진위원회가 희망 속에 마을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함께 먹고 마시며 살아가는 공동체가 ‘진정한 마을공화국’의 모습일 거라는 이들은 ‘사람과 마을을 잇다. 동네방네 다 잇다’를 사업명으로 마을교육 공동체사업, 도시정원 사업, 기아위드 사업, 3대 마을축제 등 마을활동을 펴오고 있다. 사진은 학교와 주민이 이어져 가래떡 퍼포먼스 ‘잇다마을축제’의 전경.

“국가는 마을의 연방이어야지, 마을을 지배해서는 안 됩니다.”

‘마을공화국’을 꿈꾸는 공동체가 있다. 광주 서구 화정1동 마을공동체추진위원회는 함께 먹고 마시며 살아가는 공동체가 ‘진정한 마을공화국’의 모습이라는 희망 속에 마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정1동은 지리적으로 광주 서구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원룸, 아파트, 주택 등이 혼재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마을이다. 터미널 뒤에 위치하며 금호월드·이마트 등 대형 상권을 끼고 있어 교통량도 많고 유흥가도 존재한다.

이 같은 이유로 조손가정, 1인 세대, 야간안전 쓰레기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

특히 전체 세대의 44%가 1인 가구로, 주거 형태는 50%가 단독주택이나 원룸으로 구성돼 있다. 화운로를 중심으로 내방동과 화정동으로 법정동이 양분돼 있다. 내방동과 화정동간 화합과 협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이 절실했다.

이 밖에도 화정1동 내에 있는 재래시장의 위축,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끼고 있는 주택단지들의 불안요소, 유휴공간없는 동네, 아이들 프로그램의 욕구 등으로 인해 주민과 주민모임인 각 단체들의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었다. 마을에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대형 회의실이나 공간이 없어 1-3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마을 커뮤니티 공간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2016년 주민의 뜻을 모아 커뮤니티 공간 ‘잇다’를 조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주민·단체간 소통을 시작하고 2017년 마을 네트워크인 마을공동체추진위원회를 결성해 협치마을의 길을 열었다. 이것이 화정1동 마을공동체추진위원회의 탄생 배경이다.

화정1동 마을공동체추진위원회는 ‘사람과 마을을 잇다. 동네방네 다 잇다’를 사업명으로 내걸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마을공동체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네트워크를 재정비하고 단체간 역할도 분담했다. 또 아카데미 운영으로 마을 비전 구체적 실행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마을총회 및 마을축제는 다음해 마을의제를 결정하고 주민 화합의 장을 열었다. 여기서 안전한 마을 만들기가 마을 의제 실행 우선사업으로 선정됐다.

우선사업인 안전마을 추진은 사회적 안전망 구축(안전마을 협약식, 안전마을 추진위원회 구성 운영, 안전 캠페인, 재해 모니터링제)과 치안관리(골목길 LED 가로등 설치, 원룸지역 탄력순찰제, 주민 야간 방범활동 강화)로 이뤄졌다. 119안전지원센터와 연계해 주민 생활 속 안전교육도 진행됐다.

화정1동 마을주민과 학생 2천여명이 일렬로 이어져 가래떡으로 마을을 도는 ‘가래떡 화합릴레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화정1동 마을공동체추진위원회는 협치마을 모델사업, 마을교육 공동체사업, 도시정원 사업, 기아위드 사업, 3대 마을축제, 마을총회, 우리마을 자랑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먼저 협치마을 모델사업은 ▲마을비전계획단 모집(주민의 1%) ▲마을 의제 및 비전 발굴을 위한 비전 아카데미 운영 ▲주민 워크숍 및 선진지 견학 ▲마을 자원조사 및 의제 발굴, 비전 수립 ▲마을신문 및 비전책자를 제작했다.

마을교육 공동체사업은 ▲참여로 가치를 잇다(공동체 역량 강화 프로그램) 워크숍 ▲배움으로 자립을 잇다(교과연계 프로그램) 주민 교사 수업진행 ▲즐거움으로 사랑을 잇다(마을공동체 프로그램) 가족캠핑·영화제 등이 있다.

도시정원 사업은 ▲내방어린이공원 벽화 조성 및 공원 내 잔디·수목 식재 ▲현판식 및 결과보고회 개최 ▲자생단체 합동 청결활동 등 사후관리를 진행했다.

기아위드 사업은 ▲명사특강·주민 배움교실 ▲마을축제 개최 ▲가족관계프로그램·동아리 운영 등이다.

마을축제에도 공동체의 활약은 빛났다. 한여름밤의 가족캠핑 및 영화제, 잇다(가래떡) 축제, 내방마을 주민한마당 등 축제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마을축제에서는 ▲화정1동 자생단체 활동내역 발표 ▲마을비전 결정 및 비전 선포 ▲주민 대화합 및 친교·가래떡 퍼포먼스 시연 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결과 2017년 광주시 우리마을자랑대회 출전해 올해의 우수마을상을 수상했다.

이에 1차 년도에 구축한 마을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단체간 역할 분담을 통해 마을의 현안문제를 합의·결정하는 등 아파트와 주택, 화정동과 내방동, 이웃 세대 및 1-3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마을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화정1동은 활동가 중심이 아닌 주민 중심의 협치네트워크 구성으로 마을을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자생단체의 하나로 엮는 마을공동체추진단을 만들어 마을문제 고민을 함께 했다. 참여주민간의 우애도 돈독해져 도시 속에서 정이 있는 마을로 탈바꿈했다.

하나의 예로 화정1동에는 유일한 학교인 광주서초등학교가 있다.

수많은 노력 끝에 학교와 주민이 이어져 가래떡 퍼포먼스를 축으로 한 잇다마을축제, 마을영화 상영, 한 여름밤의 캠핑, 주민교사의 교과편성, 학교 안에 주민사랑방인 잇다카페 등 참여 속에 소통으로 이어져 명실상부한 하나로 이어진 마을이 됐다.

특히 2018년 가래떡 축제 기간에는 주민과 학생 2천여명이 일렬로 이어져 가래떡으로 마을을 도는 진풍경을 연출했으며 주민 250명이 학교 운동장에 모여 주민총회를 했다. 오색행주를 이용해 투표하는 이색 풍경도 눈길을 끌었다.

어렵고 복잡한 난관도 힘을 모으는 주민간 협력 속에 한발 한발 협치의 마을은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임후성 기자



“오래 머물고 싶은 터전 만들고파”

기영준 대표

“더 많은 참여가 마을 민주주의를 열어갑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광주 서구 화정1동 마을에서 협치마을 모델사업, 마을교육 공동체사업, 도시정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화정1동 마을공동체추진위원회 기영준 대표는 ‘마을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구상 중이다.

기 대표는 “마을에서 하나 둘 문제의식을 갖고 모이기 시작해 서로 아끼며 챙겨주고 하나하나 마을 일에 참여하면서 커진 역량으로 다소 무리가 있는 마을 숙원 사업에도 도전하게 됐다”며 “함께 먹고 마시며 살아가는 공동체가 진정한 마을공화국의 모습일 것이라는 희망 속에 마을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힘들거나 어려운 점도 많았다. 기 대표는 “우리 손으로 마을을 가꾸고 만들어 간다는 것이 재정권을 갖추지 못한 주민들로서는 행정에 기대야 하고 여기저기 손을 벌려야 하는 한계가 분명했다”며 “교육돼 있지 않은 주인의식에 상처를 입기도하고 주민·단체간 힘겨루기도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그럴 때 열정적이던 사람, 젊은 사람,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상처를 입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 바로 우리고 어울려 살아가야 할 터전이 화정1동이라는 인식이 우선하면, 우리는 이미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끝으로 기 대표는 “마을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주민사무실, 주민이 함께 노닐 수 있는 작은 공원, 맘껏 공부하고 책 읽는 독서실과 도서관, 주민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 등 옆 마을 수준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며 “여기저기서 이뤄지는 좋은 마을의 모습을 잘 본 따 오래오래 머물고 싶고 정이 넘치는 마을이 이뤄지는 게 우리의 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