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개 속에서 변화를 꿈꾸다 최형천 |
| 2018년 12월 23일(일) 17:48 |
|
전남신용보증재단은 본연의 업무인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교육이나 컨설팅 등 소상공인및 자영업자의 경영을 지원하는 업무를 확장하여 수행하고 있다. 이런 일환으로 금년 하반기 광양시와 협력하여 광양지역의 소상공인 경영혁신을 위한 지원사업을 총 20개 사업체에 6개월간에 걸쳐서 실시했다. 그 결과 참여업체 중 14개 업체가 매출증가의 성과를 올렸다. 평균 상승률은 55%정도이며, 최고의 상승률을 보인 업체는 312%의 매출 향상을 기록했다.
또 참여업체에서 신규로 2명의 직원을 채용하는 일자리창출효과도 있었다. 한편 참여업체 중 2개는 안타깝게도 폐업했지만, 사업전망이 좋지 않아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과감히 정리하고 신규 사업을 모색하기로 한 경우이다.
필자는 사업을 시작할 때와 종료 후 보고대회 때도 참석하여 참여 소상인들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모든 분들이 표정이 밝아지고 목소리도 맑아진 것을 보고 무척이나 감격스러웠다. 특히 최고의 매출 상승을 이루어낸 분은 사업이 하도 힘들고 빚만 늘어 한 때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는데, 이제는 사업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고 상담을 받아 빚도 악성부채부터 갚아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건강이 좋아졌다고 자랑스럽게 사례발표를 했다.
사실 지원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소상공인들이 컨설팅에 부정적이었다. 지금까지 다른 기관에서 경영컨설팅을 받아보았지만 형식적인 보고서 작성 위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만 낭비하였다는 하소연이었다. 우리 재단은 이런 문제점을 간파하고 전담매니저 배치, 도전목표설정 및 과정관리, 중간 평가와 간담회 개최, 필요 시 컨설팅 방향 수정, 최종 보고대회, 참여업체 간의 밴드개설을 통한 정보교류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친 결과 짧은 기간에 소기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이런 성과는 무엇보다도 소상공인들을 기필코 살려야 한다는 진솔한 마음과 손길이 서로 통하여 이루어낸 결과이다. 그리고 지자체, 지원기관, 민간 컨설턴트 간의 긴밀한 협력의 산물이라는 것도 언급해 두고 싶다.
재단이 소상공인들과 생존의 길을 함께 고민할 때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중도에 힘들어 포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작은 승리를 느낄 수 있도록 격려하여 마침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희망이 보인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이처럼 작은 성공도 소중한 경험이라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전진하게 했던 것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년 한 해는 유난히도 자영업의 생존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었다. 그리고 그 해결책도 백가쟁명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바로 실행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자영업자가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니 국민의 그 만큼이 자영업으로 먹고 살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 많은 사람들이 생존에 위협을 느낀다면 결코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아무런 책임감이나 책임 있는 행동도 없이 정책을 탓하고 절망할 뿐더러 위기를 과장하는 냉소적이고 패배적인 집단은 어느 시대에도 존재하였다. 이런 부정적 견해에 결코 현혹되거나 스스로 절망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모두가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우리가 맡은 영역 안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절실하다.
현실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희망을 간직하기보다는 절망에 빠지기가 더 없이 쉬운 시대임을 잘 안다. 하지만 변화는 특별한 사람들의 힘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행동에 나선다면 세상은 변하는 것이다. 촛불혁명이 그것을 증명하지 않는가. 우리는 촛불의 정신으로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와 생활에서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꾸물거리거나 지체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사람들이 지치고 낙담한 나머지 진보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이미 거둔 성공도 인식하지 못하고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면 미래는 안개 속에 영원히 묻혀버리게 될 것이다.
앞으로 재단은 이번 사례를 중심으로 전남형 소상공인 발전모델을 구축하여 성공의 바이러스를 널리 전파하고자 한다. 그리고 모든 시·군과 협력하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경영지원사업을 확대하겠다. 그리고 소상공인 개별지원뿐만 아니라 시장, 상권단위의 종합적인 컨설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도 힘을 기울이겠다. 이번 우리 재단의 작은 성공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여러분들에게 희망의 모퉁이 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