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친정방문은 행복의 선물 김오성 |
| 2019년 01월 15일(화) 1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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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은 결혼한 여성에게 언제고 가고 싶은 보금자리다. 어디 여성 뿐이랴, 아이들에게 외갓집은 아름다운 추억의 공간이다. 어렸을 적 한번씩 방문할라치면 외할머니는 버선발로 뛰어나와 우리를 반겼고 이모와 삼촌은 별의별 것을 다 해주었다.
그렇게 가보고 싶은 친정과 외갓집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결혼이주여성과 그 아이들 이야기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친정 모국 방문’을 소망으로 품고 살지만 그 소망을 이루기가 결코 녹녹치 않다. 특히 물리적 거리와 경제적 여건 때문에 가족과 함께 하는 친정나들이는 쉽게 이룰 수 없는 꿈이다.
국제결혼에서 상당수 부부들은 여성 국적 나라에서 매우 짧은 시간 만나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남편이 먼저 한국에 들어오고, 며칠 지난 후 여성들이 입국한다. 남편이 처갓집 가족이나 문화 등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결혼이주여성은 남편 가족의 문화에 맞춰 한국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데 남편은 아내의 모국 문화나 친정 가족들을 잘 알지 못하고, 또 그런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아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자녀들 역시 엄마나라의 언어, 음식, 외가 가족을 잘 알지 못하여 자랄수록 엄마와의 관계가 더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혼이주여성이 더욱 소외를 느끼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유이다. 고향 방문을 간절히 원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10년 이상 모국방문을 못한 가정이 허다하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서로 다른 두 나라의 문화를 향유하고 더 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다문화가정 모국방문은 가족 구성원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자라면서 문화와 언어가 다른 환경에서 성장기를 보낸 엄마와의 교감, 또래 관계에서의 차별 등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힘을 길러주고 또 긍정적인 면으로 변화시켜주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시는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1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한국전력공사, ㈜하나투어, ㈜에버스카이 등 지역의 기업들을 연계해 총 5억여 원으로 500여 명의 가족들에게 모국방문의 기회를 제공해 왔다.
모국방문 지원 프로그램은 주로 가족 전체가 함께 친정 가족들과 만나서 그리움을 달래고 고향의 문화와 풍습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정서적 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주여성 어머니와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가 함께 참여하여 엄마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그곳의 또래 청소년과 교류활동, 외가 가족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추진했다. 2010년 이전 국제결혼 비중이 높을 때 입국한 결혼이민자의 자녀들이 성장하여 청소년기에 본격 진입함에 따라 청소년 교류활동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올 해에도 민간기업, 단체 등과 협력하여 모국방문 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다문화가정이 한국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어교육, 통·번역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특성별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언어문화의 장점을 살려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 서비스, 언어발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녀양육과 자녀생활지도 방문교육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언어, 문화의 차이 등으로 학업 성취도가 낮고 정체성 혼란으로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주배경 청소년 심리 상담 치료’ 사업도 새롭게 펼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복지관, 동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대상자를 발굴하고, 심리치료기관, 정신보건센터, 대학교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심리, 정서 안정을 위한 상담 치료, 정보제공, 사례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다문화가족 지원 관련 단체와 기관,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다문화 다양성을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정의로운 광주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무엇보다 친정방문은 그들에게 행복의 선물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