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의 역사 동화] 49, 이성계와 정도전의 전라도 - 다시 요동정벌을 꿈꾸며 |
| 2019년 01월 17일(목) 1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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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공하옵니다. 전하!”
경복궁을 비롯한 모든 전각의 모든 현판의 글씨는 모두 명필 정도전의 글씨였습니다.
완성된 도성의 모습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웅장하고 장엄한 모습이었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간절히 기원하는 정도전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이 나라와 이 백성이 하늘의 도우심으로 천년만년 영원히 복되게 살게 하옵소서.”
대궐 공사와 성곽공사가 끝나자 이제 정도전은 대대적인 정치개혁에 들어갔습니다.
‘성군이 나셨네 만고의 성군 일세 /임금께서는 어질고 관리들은 공평하여
세금 또한 옛날과 비할 수가 없으니 /배부르고 등 따습다. 요순시절 도무지 부럽지가 않구나.’
토지를 고루 나누어 주고 세금을 낮추어 주니 백성들의 삶은 빠르게 안정이 되어갔습니다. 백성들은 태평성대를 노래했습니다.
“전하! 이제 요동정벌을 준비하셔서 옛 우리의 국토를 되찾으시옵소서.”
“그리하라. 그대는 이제 요동정벌에 대한 계획을 은밀하게 세우라.”
정도전은 태조의 명을 받들어 때를 놓치지 않고 요동정벌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군제를 개혁하여 강한 군대를 만들었고 육군과 수군 그리고 절제사를 두고 군사들을 철저하게 훈련 시켰습니다.
“뭐라? 명나라에서 정도전을 명으로 보내라 하였단 말인가?”
정도전이 은밀히 요동 정벌을 추진한다는 것을 알고 명나라 사신이 와서 정도전을 요구하고 그를 데리고 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방원의 심복인 하륜이 자신이 명나라로 가겠다고 해서 조정에서는 그를 보냈습니다.
하륜이 이런 결정을 내리기 까지는 모두 이방원과의 밀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명나라에서는 정도전이 아닌 하륜이 오자 펄쩍 뛰었지만 하륜이 오히려 주원장의 마음을 달랬습니다.
“계책이 있습니다. 정도전을 죽이는 일은 정안군 이방원과 의논하소서.”
“뭐라? 조선의 왕자와 의논하면 정도전을 죽일 수 있다?”
“그러하옵니다. 정안군 이방원이면 정도전을 능히 죽일 수 있습니다. 조정의 모든 대신들이 그가 충분히 세자로 책봉될 것으로 믿었으나 정도전 때문에 어린 방석이 세자로 책봉된 후에 불만이 많은 왕자입니다.”
“좋다. 그대가 반드시 정도전을 죽이고 요동정벌을 중지하면 나 주원장은 그대를 돕겠노라.”
명나라와 밀약을 하고 온 이방원이 주원장의 요동정벌 중지 명령을 전하자 조선 조정의 분위기는 요동정벌을 멈춰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이방원은 정도전을 죽일 기회만을 엿보았습니다.
“전하! 명나라는 강한 나라이옵니다. 요동정벌 중지를 명 하시옵소서.”
대신들이 벌떼같이 한목소리로 주청을 하자 태조 이성계는 벽력같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대들은 평생 명나라에 빌붙어 사대만 하고 살아라.”
싸늘하게 얼어붙은 어전회의에 정도전이 조용히 앞으로 나아와 아뢰었습니다.
“전하! 신을 국경의 취약지대인 동북면으로 보내주소서. 거기서 조용히 조선의 병권을 강화시키며 일생을 마칠까 합니다. 대신 사병들이 지니고 있던 모든 무기와 병사들을 국가에 헌납하도록 명을 내려 주십시오. 그것이 조선의 병권을 강화하는데 일조를 할 것입니다.”
“사병혁파 안이라니…. 이방원이 가장 타격을 입겠구나.”
대신들은 자신들이 헌납해야 할 무기와 병사들이 그리 많지 않음에 안도하면서도 이방원의 막강한 병사와 무기를 먼저 생각하였습니다.
‘정도전! 그대를 어떻게 죽여줄거나.’
‘방원! 결코 사병들은 혁파되어야 한다. 군주가 되고 싶거든 먼저 자애로움과 덕을 기르라.’
이방원과 정도전의 시선이 허공에서 팽팽하게 부딪쳤습니다. 사병 혁파안은 정도전에게는 힘을 실어주었지만 이방원에게는 결심을 재촉하게 만들었습니다.
1397년(태조 6) 12월 22일, 정도전의 나이 56세, 그가 태조 이성계에게 간청을 하여 동북면 도선무순찰사가 되어 개경을 떠나는 겨울은 눈이 몹시도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신 정도전 전하의 명을 받자옵고 동북면으로 떠나기 위해 하직인사 올리나이다.”
“그대의 청이 하도 간곡하여 보내기는 하지만 기강을 바로 잡는 대로 속히 오도록 하라.”
태조 이성계는 어떻게든 정도전을 곁에 두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정도전의 청이 너무나 간절하여 어쩔 수없이 그의 강한 간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