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국회는 안전환경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박돈희 |
| 2019년 02월 25일(월) 1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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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편을 갈라서 칭찬하거나 비판을 하면 여론의 몰매를 맞기 십상이다. 성숙한 사회란 상대방의 견해를 조용히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견지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성숙한 사회로 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사회적 논제를 다양한 시각이 아닌 어느 한쪽의 시각으로 견해를 밝힌다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식탁 위에 놓인 사과모양을 설명할 때 대체로 자기가 앉은 방향에서 본 실상을 표현하게 된다. 똑같은 사과를 놓고도 제각각 사과에 대한 설명이 다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를 대략 5천만으로 추산하고 있다. UN에 가입된 나라 중 우리나라 국민은 고학력 소지자가 제일 많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 국민은 둘만 모여도 우리사회를 비판하는 성향이 매우 높다고 한다. 그러므로 5천만 인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정도 5천만 인구의 입맛에 맞게 할 수 없는 것이 상식이다. 대한민국은 주권을 행사하는 대선에서 50% 이상의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어 5년마다 새로운 정권을 탄생시키고 있다.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유일한 카드는 투표권이다. 자기가 어느 편이든 선택한 즉, 좋아하는 쪽에 투표를 하고 그 권한을 위임한 것이 끝이다. 5년 동안 그 정부의 국정 하에 국가발전을 하도록 성원할 뿐이다.
한편, 국회는 어느 정당이든지 간에 우리사회를 발전시키는 일이라면 서슴치 말고 전력을 다하여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김 용균씨 사망사건 같은 경우이다. 김 용균씨는 25세 젊은 나이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작년 12월11일 새벽에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하였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1960년대 말 파독 광부의 작업환경보다도 못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경제 대국에 진입한 작은 나라지만 강국이다. 서부발전은 국내발전설비 현황 11,311MW(2018년3월)로 국내 발전 총 설비 용량의 9.7%에 해당되며 김 용균씨 사고가 발생한 태안화력발전소는 총10기의 발전기가 가동되며 설비용량 6,100MW로 서부발전용량의 54%에 해당된다. 서부발전 제17기 2017년 결산공고에 공시한 이익잉여금이 2조6천4백억원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기술력은 세계최강을 자랑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화력발전소, 수력발전소 그리고 원자력발전소까지도 수주하여 건설하였고 지금도 건설 중인 것도 있다. 이러함에도 등잔 밑이 매우 어둡다. 국내설비는 구태의연하게 최악의 환경조건에서 노동을 강요받고 있으며 정규직도 아닌 비정규직의 설움 속에 목숨을 잃어야 했다. 아마도 서부발전 임원진은 크게 후회를 하였으리라 생각한다. 국민 모두에게 자랑하던 전력회사의 민낯을 보인 것이다. 4차 혁명을 운운하는 현 시대에서 그런 미개한 작업환경 속에 노동자를 투입하고 있다는 것은 회사나 국가에 대한 직무유기이다. 우리 지도층은 대오 각성을 하여야 한다.
필자는 국립대 화공계열에서 40년간 봉직을 하였다. 대부분 졸업생이 울산, 광양, 여천 그리고 대산공단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며, 내 아들 딸처럼 그들이 취직하여 제 각기 자기 삶을 살아가는데 뿌듯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공단에서 사고가 나면 젊은 우리 제자가 교도소에 가는 것이 아닌가? 내 제자가 무슨 잘못이 있기에 교도소에 가는 것인가? 회사의 운영 즉, 환경개선의 투자가 미흡하여 사망사고와 같은 대형사고가 끊임이 없었음에도 환경개선투자를 경시하였던 것이다. 그런 사건들을 해결 하고자 공장관계자와 협의를 할 때면 교수의 처지가 난망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교수개인의 존재가치가 아주 미약하였다. 필자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 광주전남공동대표를 맡아서 우리지역 안전에 대하여 열심히 활동을 하였다. 시민단체를 이끄는 장으로서 기업체와의 대화가 가능해졌고 처벌수준도 사원에서 책임자로 옮겨지게 되었다. 2008년까지 10년 동안 안전정책개발과 시민계몽으로 많은 가족의 건강한 삶을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하였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여객선침몰사건이 발생하여 우리사회에 다시한번 안전에 대한 각성에 불이 붙었다. 정부조직도 변경하였고 안전사고를 미리 점검하고 예산도 아낌없이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어이없는 안전사고가 또다시 발생하여 아까운 생명을 잃고 행복한 가정을 파괴하고 있다. 정부는 각 부처별로 안전사고가 예상되는 사건들을 철저하게 다시 분석하고 해결방법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국회는 국회대로 여러 방향으로 대책을 살펴보길 바란다. 또 다시 사고가 일어나고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하는 민망한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