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농촌 대북 프로그램을 기대한다 강용 |
| 2019년 02월 26일(화) 1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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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민간 교류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농업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평양 근처에서 농업을 지원하는 형태에서 출발해 2005년 4월 통일농수산사업단이 금강산 근교의 ‘삼일포 협동농장’과 금강산 관광객에 식자재를 생산 공급하는 등의 자립형 단지를 목표로 협동단지를 시작해 농기계를 보급하고 비닐하우스, 양돈, 논밭 공동 시범재배와 이모작 작부 체계완성 등의 기술 개발을 통해 남북농업의 성공적인 단지로 발전했다. 그러나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총격사건으로 위축되다 결국 2009년 핵실험으로 완전히 중지되고 말았다.
오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리틀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 등 곧 단추를 누를 것 같은 비난으로 극단을 치닫던 상황이 불과 1년여 전이었는데, 그 사이 남북 정상의 두 차례 만남에 이어 북미 정상이 두 번째 만나 평화를 향해 가는 것이 엄청난 사건임에도 한편으로 이렇게 쉬운 것을 지금까지 뭐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어떠할지는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안보가 특정세력들에게 악용되던 상황으로는 다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짐 로저스’는 일본 관련 자산은 다 팔고 한반도에서 투자처를 찾고 있으며, 그 중 북한 농업에 대한 투자를 첫째로 꼽는다고 분위기를 치켜 올린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투자든 교류든 협력이든 당연하다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언론에 여러 형태로 교류를 시작하는 지방자치 단체들의 뉴스가 경쟁적으로 올라오고, 그 중 가장 많은 것이 농업부문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대북 진출에 희망과 꿈에 부풀어 있는 기업들도 많아진다. 이제 희망은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준비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모두의 염원이 그렇겠지만, 대북 경협과 교류를 실제 참여했던 사람들은 오랫동안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차이로 인해 매우 힘들었음을 심각하게 지적한다. 과거처럼 원점으로 돌아가는 정도의 리스크는 아니더라도 북한의 특성상 아직 리스크가 많으니 섣부른 희망을 위한 희망은 하지 말고, 자본주의적 투자 수익률이 바로 기대되는 시장도 아니며 지원을 통해 기초를 완성하는 것이 선행 돼야하고, 지자체 등도 원칙과 방향 없이 치적 쌓거나 속도 경쟁하는 듯한 교류나 투자는 지양하고, 최소한 정부에서 정한 장기적인 방향과 단계별 플랜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경고한다.
또 ‘독일은 주변국에서 투자할만한 경제력이 없어 통일비용이 많이 필요했지만, 한국은 한중미일러 등 투자할 뭉칫돈을 쌓아놓고 기다리니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하는 투자 귀재 집 로저스의 말이 무조건 옳지는 않겠지만, 3·8선이 해방 이후 미국과 소련에 의한 이념의선 이었듯 이제는 경제의 다른 선이 북한에 그어 질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느껴진다. 북한 역시 경제문제에서는 지금까지 정부의 노력에 고마운 것과 별개로 남한 정부가 단지 협상의 상대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방북 철도조사단에게 기존 철도 보수보다 고속열차를 새로 건설을 요구했으며, 김정은 위원장 중국 방문시에도 주로 농업과학원, 유리온실, 식물공장 등 첨단 과학을 시찰했고, 북한의 고위직들도 예전과 다르게 더 수준 높은 것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눈높이가 배고픔을 떨치기 위한 수준은 이미 벗어났음을 엿볼 수 있다.
수준과 체제가 확연히 다른 경제 교류 사업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잘 모르지만, 2000년대 경제 통합인 EU가입을 앞두고 기존 EU회원국과의 정치·경제적 격차를 최대한 좁히기 위해 EU의 농업농촌분야 공공투자 지원정책인 SAPARD((Special Accession Progarmme for Rural Development 농업농촌분야 특별가입프로그램)를 통해 토양, 농업용수 관리, 경영개선, 생산조직육성 등 총 14개 분야의 종합개선을 진행한 후 시장경제체제로 차분히 진입한 폴란드·루마니아 등 10개국의 동구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변화의 과정과 독일 농업 통일 과정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이미 준비하고 있겠지만 정부는 협력, 투자, 통합, 통일 등 단계별 시나리오를 연구 분석해 국민들이 좀 더 알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며, 모든 경우에 대비하는 플랜을 정확히 세워 주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