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비 현실화, 국가경제 활성화 선순환 이끌 발판 김기태 |
| 2019년 03월 10일(일) 1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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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국토교통부는 올 1월부터 적용할 건설공사 표준시장단가 및 표준품셈을 개정 공고한바 있다. 이를 통해 표준시장단가는 작년 하반기 대비 3.39% 상승했고 공사비 총액은 0.66%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참고로 국토부는 공사비산정기준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사비산정기준이 되는 표준시장단가 및 표준품셈을 매년 7월과 12월 총 2회에 걸쳐 개정하고 있다.
이번 표준시장단가는 총 1천862개 공종에 대하여 모의실험 대상 234개 사업의 전체 공사비에서 표준시장단가가 적용되는 비중을 고려하여 산출했다고 한다. 특히, 건설현장에 대한 방문조사를 통해 실제 시장가격을 반영하였으며, 건설시장 내 가격 대표성 확보를 위해 공종별 적용기준 및 범위, 표준시장단가 산정단위 등을 개정했다.
건설공사 표준품셈은 전체 2천317개 항목 중 231개를 정비했다. 개정된 231개 중 178개 항목은 전년 단가 대비 95-105% 수준이었으며, 토목부문 98.8%, 건축부문 98.6%, 기계설비부문 101.2%으로 평균 99.3%이었다. 또한 근로시간단축에 따라 실 작업일수에 맞춰 건설기계장비의 연간표준가동시간을 변경했다고 한다.
알다시피 표준시장단가와 표준품셈은 건설업계 적정공사비 확보 방안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항이다. 표준시장단가는 과거 실적공사비제도 폐지 이후 나온 제도로 계약단가 뿐만 아니라 입찰단가 시공단가 등을 토대로 시장 상황과 시공 상황을 고려하여 산정토록 되어 있으며, 100억 미만공사는 영구 배제된 상태다. 표준품셈은 전문공사 종류별 노무 투입량, 장비 투입량 등을 셈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표준시장단가와 함께 전체 공사비 산정을 위한 예정가격의 기초자료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국토부 발표와 달리 표준시장단가나 표준품셈은 적정공사비 산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서 아직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2000년도 중반 정부 주도하에 표준품셈 2천여개 항목의 하향조정과 실적공사비제도의 폐해로 인한 공사낙찰률 하락은 그간 적정공사비 확보의 가장 커다란 주범이었다. 작년만 해도 경기도가 직접 나서 예산절감 목적을 위해 100억 미만 공사에도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겠다고 하자 지역 소재 건설사뿐만 아니라 전국 건설업계의 불만을 야기 시킨 점을 보면 짐작이 간다.
물론 현재는 품셈의 현실화와 표준시장단가제도를 적용하면서 일부 나아진 점들이 있다지만, 아직까지도 그 편차는 크게 줄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 일부 발주기관이나 용역기관에서 객관적 자료나 현실단가를 무시한 채 부적합한 공사원가를 산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많은 건설종사자들이 어려움에 처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건설업계는 매년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올 해도 그 논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가계약법이나 지방계약법 개정을 통해 순공사원가 미만으로 입찰할 경우 낙찰을 방지하자는 안이 그 중 하나다. 초저가 입찰은 순공사원가 미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낙찰률 하락뿐만 아니라 덤핑입찰을 초래해 부실공사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300억원 미만 공사의 경우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건설업계는 표준시장단가의 계약단가는 이전 수행공사의 계약단가로 표준품셈보다 공사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300억원 미만공사에도 표준품셈으로 예정가격을 산정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공공공사에 대한 발주는 해당 기관장이 재무관이 되어 관장하고 있으며,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공사예정가격을 산정토록 하고 있다. 공사예정가격이란 입찰 등에 따른 낙찰자 및 계약금액의 결정기준으로 삼기 위해 공사설계서 등에 따라 작성한 가격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관급자재금액이 빠진 추정가격을 산정하고, 이어서 설계가격 즉 조사가격을 작성해야 한다. 조사가격은 거래실례가격으로 산정하거나 원가계산에 의한 방법, 표준시장단가로 산정하는 방법 등이 있다.
결국 적정공사비 확보 문제는 첫 관문인 공사예정가격 산정에서부터 출발하며 이런 이유로 공사원가의 적합성 여부 확인·검토는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당초 공사원가를 계산하고 원가검토를 맡은 용역기관이나 이를 적용할 발주기관의 투철한 책임감과 세심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예정가격 산출을 위한 전문조사 기관의 객관성을 높이고 원가산정용역 체계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정부의 국가계약제도 혁신방안은 무엇보다 공사비 적정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정부는 입찰·계약의 전 과정에서 적정한 공사비 적용이 현실화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만 한다. 또한 표준시장단가 및 표준품셈의 열악하고 비현실적인 항목은 계속해서 발굴·개선해 나가야 한다. 공사비 현실화는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이며, 국가경제 활성화 선순환을 이끌 발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