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화된 도박 방치 ‘No’ 중독자 회복 돕는 환경 구축할 때 [심층취재! 위험한 욕망 '도박중독'] (6·完)향후 과제 오승지 기자 |
| 2019년 03월 18일(월) 13:33 |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가 연간 78조원에 달한다. 중독의 범주에 들어가 있는 음주나 흡연문제와 비교했을 때도 몇 배는 큰 수치지만 도박중독의 심각성은 아직까지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전남에서는 도박중독을 관리하기 위한 전문기관이 한 곳 뿐이어서 원만한 치유 프로그램 조달이 어려운 형편이다. 국가 차원의 법 개정과 함께 지자체 유관기관의 면밀한 공조체계가 이뤄져야만 도박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센터(이하 광주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에서 상담을 받았던 신규 이용자 수는 680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2016년 590명, 2017년 643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4시간 전화상담인 ‘1336 헬프라인’으로 접수된 건수는 광주 452건, 전남 399건으로 연평균 900여건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해도 현재까지 각각 138건, 82건 접수됐다.
도박은 은밀한 중독(Hidden addiction)으로 분류될 정도로 심각하게 진행된 후에야 가족들이나 지인들이 뒤늦게 증상을 알아차리게 되고, 심하면 도박자 스스로도 깨닫기 힘들다.
그만큼 치료가 필요한 도박자에게 적재적소에 전문 치유 프로그램의 개입과 관리로 도박을 끊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기관은 광주·전남지역에서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센터 한 곳뿐이다.
치료 프로그램을 받기 위해 도박 중독자들이 직접 센터를 꾸준히 방문해야 하는데, 전남이 주거지인 지역민들의 경우 거리·시간상의 제약으로 원만한 방문이 이뤄질 수 없는 형편. 국가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임에도 직접 방문보다는 헬프라인 전화 접수에만 그치는 사례도 빈번한 이유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도박중독 문제에 대해 다소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5개 구에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중독센터)’가 설치됐지만 도박 문제에 관련해서는 실효성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중독센터는 2000년도 설립 당시만 해도 보건복지부에서 정신질환 중에서도 알코올 중독을 특수 질환으로 분류, 알코올 중독 및 정신질환 전문 기관이었다. 하지만 이후 광주시 차원에서 4대 중독(알코올·도박·인터넷·마약)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체계를 갖추자는 취지 하에 확대 운영되고 있다.
처음부터 알코올 중독 분야에 집중돼 있었기에 중독센터의 도박 전문인력은 태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문제에 대한 선별만 이뤄질 뿐 도박문제에 특화된 개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위탁 운영하는 병원 등에서는 도박 중독자를 위한 시설도 전무하다.
또 광주센터 내 전문 인력 확보와 전남센터 신설 등 근본적인 대책으로 재원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법 제정 및 개정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르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실제 합법 사행산업체의 순매출 0.35%의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OECD 국가 중 한국에 비해 도박중독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선진국들은 1%의 수익금을 걷어 통합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합법 사행산업체는 법적으로도 도박중독 문제를 관리하는데 있어 법적 책임과 관리 의무를 다해야 하므로 국가 차원에서 최소한의 재원 확보에 대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지역민에게 적정한 수준의 도박문제 전문 예방치유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한은경 광주센터장은 “지역민의 도박중독 및 그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하고 조기에 도박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교육기관, 사법기관 등 유관기관과 광주센터와의 유기적인 공조체제가 필수적이다”며 “법과 조례를 통한 근거를 제시하고, 시민 역시 도박에 대한 인식 개선 등 범국민적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승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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