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연극계와 상생·발전 기틀 마련” 취임 1주년 맞은 나상만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 지역 연출가 양성 앞장 1년 단위 상임단원제 절실 ‘멍키열전’ ‘달빛결혼식’ 브랜드공연화 할 계획 정겨울 기자

2019년 05월 22일(수) 18:28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일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취임 후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극단의 명예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물론, 공공성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지역연극인들과 자주 소통해 왔습니다. 앞으로의 1년은 지역 연극계가 시립극단과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들을 대내외적으로 알릴 예정입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나상만(62·사진)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지난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나 감독은 지난해 취임 당시 “시립극단이 지역배우들의 재교육과 훈련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시립극단은 매 작품마다 공정한 오디션 과정을 거쳐 배우를 선정하고 체계적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시립극단이 시민들에게 양질의 연극을 선보이기 위해선 교육적 기능도 수반돼야 합니다. 오디션을 진행해 배우를 선발하고 이들의 재교육과 훈련을 강조해 왔고 매 작품마다 연기지도자를 초빙했습니다. 특히 제가 러시아에서 공부해 온 ‘스타니스랍스키’ 연기 이론을 통해 체계적인 연극 시스템을 지역배우들에게 확산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처음엔 배우들이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연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이해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나 감독 취임 후 시립극단의 운영이나 공연 작품 등 상당 부분 변화가 이뤄졌지만, 상임단원이 없는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광주연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광주시나 지역 문화계 등이 배우들의 생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배우들의 상임단원제는 절실한 상황입니다. 배우들이 연극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죠. 현재 극단은 최소한의 운영 인원으로 단체를 꾸려가고 있고, 매회 객원을 초청해 공연을 올리고 있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예산이라면 1년 단위 계약 체결을 통해 최소 10명의 비상임단원을 두고 안정적으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동안 광주연극의 붐을 일으키기 위해 연극인들의 복지나 활동 무대를 넓히는 데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출가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나 감독은 강조한다.

지난해 선보였던 연극 ‘멍키열전’ 공연 장면. /광주시립극단 제공

“지난 1년간 시립극단과 함께 작품을 한 배우들의 개런티를 현실화하고 극단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잘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배우는 물론, 지역 연출가도 함께 커야 할 때입니다. 젊은 연출가들을 대상으로 작품 공모를 진행하고, 그들에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재공하는 방법을 검토 중입니다. 소품 위주로 2-3개의 작품을 페스티벌 형태로 발표할 수 있는 ‘지역극단 상생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나 감독은 ‘광주형 킬러콘텐츠’ 개발을 위해 연극 ‘멍키열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작품은 러시아 국립 슈우킨 연극대학 창설 100주년 기념공연으로 기획된 작품으로, 나 감독이 직접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전 세계 문학작품 속 주인공 원숭이들을 집결시켜 원숭이를 통해 인간의 꿈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다.

“‘멍키열전’은 연극적 요소는 물론 아크로바틱, 무술, 타악, 마술, 춤과 경극 등이 한데 어우러져 남녀노소 뿐 아니라 외국인도 부담없이 관람 가능한 작품입니다. 최근 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연극 ‘달빛결혼식’도 광주 브랜드공연을 목표로 기획됐어요. 본격적으로 ‘광주’를 다룬 작품으로, 앞으로 수정과정을 거쳐 내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에 맞춰 상설공연으로 정착시킬 계획입니다.”/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