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향’ 품은 광주 전통시장, 변화를 말하다 창사28특집 '5감5색' 광주 전통시장 임후성 기자 |
| 2019년 06월 02일(일) 1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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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화·예술시장’ 동구 대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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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시장은 광주의 중심지에 자리한 전통시장으로, 문화와 예술이 접목된 시장으로 유명하다. 대인시장 내에 예술가들이 입주해 있으며, 야시장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충장로와 금남로가 번화가로서 중심을 이룰 때는 대인시장은 유일하게 시내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인기와 효용가치는 컸다. 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왔다가 몇 걸음만 걸으면 대인시장이 있어 겸사겸사 해서 장을 보기에는 참 적절한 곳이었다.
1965년도에 농협공판장이 들어서면서 청과물 도매시장으로도 명성을 날렸다. 이후 공영버스터미널이 들어서면서 양동시장과 함께 양대 시장으로 불렸다. 그러나 공영터미널의 이전으로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대인시장에는 예전처럼 양품점과 포목비단점이 많고 양은그릇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미곡상도 여전히 건재하고 젓갈집도 언제나 푸짐하다. 아직도 시장에 대한 향수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인시장을 이용하고 있으며, 인근 시골에서 온 계절식품들을 파는 노점상들의 열기는 뜨겁다.
대인시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2008년 광주비엔날레의 ‘복덕방프로젝트’로 비어 있던 점포에 예술 작품이 전시되고, 그를 기화로 예술이 동거하는 시장으로 거듭났다. 2013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예술과 시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현재 광주 대인시장은 예술가와 상인들이 함께 거주하는 공간이 돼 예술야시장 등을 개최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토요일 밤에 대인시장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주차 문제로 꼽힌다. 따라서 대인예술야시장에 181면 규모의 주차타워가 신설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총 58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5천431㎡부지에 지상 3층짜리 주차타워가 건립될 예정이어서 주차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100년 역사’ 서구 양동시장
양동시장은 호남 최대의 전통시장이자 광주 정신이 살아있는 100년 역사의 전통시장이다. 양동시장, 건어물시장, 수산시장, 닭전길시장, 경열로시장과 복개시장에는 1천300여개의 점포가 있으며 우리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게 다 있다.
실상 광주 ‘큰장’으로서 양동시장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깊다고 볼 수 있다. 광주 큰장은 구한말 옛 한일극장과 현대극장 일대 광주 천변에 들어섰다. 당시 행정구역의 이름을 따 부동방장으로 불렸으며 음력 2일과 7일에 열렸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광주천 직강화공사가 시작돼 1932년 큰 장과 작은 장을 합쳐 사동 37번지 매립지에 사정(社町, 사동의 일제때 명칭)시장을 개설했다.
1941년 사정시장 인근 광주공원에 위치한 광주신사가 총독부가 관리하는 신사로 승격되면서 사정시장은 당시 공설운동장이었던 천정(泉町·지금의 양동)으로 이전하게 됐다. 해방돼 어질고 순한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의미에서 양동(良洞)이라고 정했다.
양동시장은 1970-80년대 광주 인구증가에 힘입어 호남최대 상권으로서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광주지역 최초의 주상 복합건물로 지어진 복개상가에는 오늘날 백화점처럼 가구와 의류, 신발, 보석, 침구류 등 다양한 상품구색에다 고급브랜드를 갖추고 있어 호남의 유통을 선도했다. 이 당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라면 대부분 이곳에서 혼수품을 장만했다.
또한 양동시장은 1980년 5월 상인들이 만든 주먹밥을 수레에 싣고 전남도청 시민군에게 전달한 광주민중항쟁의 숨은 유공자로 광주 정신이 숨쉬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백화점과 할인점 등 편리한 유통시설의 등장으로 급격히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양동시장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상권르네상스 프로젝트 상권활성화 사업에 선정, 향후 5년간 80억(국비 40·시비 20·구비 20)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되면서 또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
●‘정·복·덤’이 가득한 남구 무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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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시장은 ‘정(情)’이 있는 시장, ‘복(福)’이 있는 시장, ‘덤’이 있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무등시장은 1978년 세계은행 차관 택지조성사업으로 일대 주거밀집지역이 형성되면서, 이에 맞춰 건립됐다.
다른 전통시장에 비해 역사는 길지 않지만,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들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등시장에는 ‘고객한마음대축제’와 ‘무등맥주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두 행사는 무등시장의 방문을 유도하고 나아가 재방문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젊은층에게 전통시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소시킴으로써, 무등시장에 대한 인식변화를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여러 무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벤트도 진행해 볼거리 또한 제공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문화관광형사업은 2년간 최대 10억원(국비 50·지방비 50%)을 지원한다. 시장과 지역 특성에 맞는 구매 관광인프라 구축과 대표 먹거리 등 쇼핑 콘텐츠 개발로 특화사업을 수행한다.
무등시장은 중앙광장에 유명쉐프 등을 활용한 먹거리 개발을 통해 주변상가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최근 무등시장 남문광장, 북문광장에서는 ‘무등시장과 함께하는 아빠랑 요리대회’가 개최됐다. 무등시장에서 아빠와 함께 직접 식재료를 구입하고, 구입한 식재료로 아빠와 열심히 요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현대화 사업도 이뤄지고 있다. 무등시장의 남문, 북문광장 출입구가 새롭게 탄생했다. 무등시장 내 먹거리광장으로의 유입, 유도를 증진시키기 위함이다.
여기에다 바닥디자인도 개발됐다. 무등시장의 먹거리 시장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바닥디자인이 개발이 진행돼 도입됐다. 무등 먹거리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재미 공간 역할을 해줄 수 있고, 포토존으로써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문화 숨쉬는 북구 말바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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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들으면 잊지 못하는 시장, 말바우시장이다. ‘말바우’라는 지명은 우산동 202번지 야산에 말 바위에 새겨져 있던 바위에서 유래됐다. 김덕령 장군이 말을 훈련할 때 말이 도착한 장소로 말이 어찌나 힘껏 바위위로 발굽을 내 디뎠던지 바위가 말 발굽모양으로 움푹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바우시장은 1960년대부터 서방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던 상인들이 점진적으로 이주하면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시장이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번창했으며, 시골장 형태로 장날(2·4·7·9)이 있는 광주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성장했다.
광주의 관문인 동문로와 서방로 사이에 위치해 정류장에서 바로 접근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특히 시외버스 정류장이 소재해 담양·곡성 등 타 지역민 이용이 용이하다.
생소한 것을 찾고자 할 땐 말바우시장을 찾으면 대부분 다 구입할 수 있다. 다른 시장과 차별화된 상품(솔잎, 벌통, 굼벵이, 지네, 울금, 향초 등)을 거래하기 때문이다.
그런 말바우시장에 ‘무장애시장’ 만들기가 추진된다.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말바우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말바우시장 상인회, 광주시지체장애인협회와 말바우시장을 무장애 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3자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등은 이를 통해 말바우시장을 백화점이나 SSM 보다 더 편하고 안전한 무장애 시장으로 만들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다양한 제안과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향후 계획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또한 휠체어, 유모차, 보행기, 손수레 등의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이동로를 확보하고 충분한 장애인전용주차장 확보, 장애인전용화장실 건축 등 교통약자(이동약자)들의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문제도 조속히 해결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말바우시장에는 올해까지 주차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동신자동차 운전학원 부지에 280면의 주자창이 조성될 예정이다.
●전국서 주목받는 광산구 1913송정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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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송정역시장은 근래들어 가장 성공한 전통시장이라는 평을 듣는 곳이다. 1913년에 이곳에서 처음 ‘매일송정역전시장’이 시작됐으며,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서 이름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바꿨다. 누적된 시간이 많은 만큼, 상인들에겐 삶의 터전이고 방문객들에겐 다양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100년간 이곳을 지켜온 36개의 기존 상점들의 간판의 글씨, 가게 형태, 가게 색상 중 하나는 꼭 남겨두었다. 옛 정취를 살리자는 취지로 건물 자체의 리모델링은 최소화하고, 간판의 디자인은 상인들의 추억을 담아 제작되었다.
‘1913송정역시장’은 바꾸기 위한 변화가 아닌, 지키기 위한 변화로 탄생한 100년 넘은 시장으로 광주에 오면 꼭 한 번쯤 들러야 하는 광주의 필수여행코스로 자리매김 했다.
현대차그룹이 기획한 이 사업은 침체된 전통시장에 문화, 디자인,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미래를 꿈꾸는 전통시장을 표방했다. 이에 야외 쉼터, 물품 보관함, KTX 열차시간 전광판, 공중화장실, 점포 역사판, 야외 안내판, 대형 시계 등 다양한 편의시설 및 볼거리가 설치됐다.
각 점포에 맞는 영업방식 및 점포 관리법, 제품 진열 및 포장 방식, 서비스 등에 대한 교육과 신상품 개발도 도왔다. 그 결과 일일 평균 시장 방문객은 기존 200여명에서 4천여명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며, 상점당 매출도 3-4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이 도심 외곽에 있다보니 현지에선 너무 멀어 귀찮다는 이유로 한 번 가고 재방문을 포기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송정연합시장(1913송정역시장과 송정매일시장)은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사업비 1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또한 1913송정역시장은 청년몰 활성화 사업으로 사업비 3억원을 지원받아 전통시장에 젊은 감각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상인·소비자 협력…개혁·창조로 새로운 상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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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중호 광주시상인연합회장
“우리 모두가 합심해 변화를 받아들이고 개혁과 창조를 통해 새로운 상가를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손중호 광주시상인연합회 회장(양동복개상가 상인회장)은 광주 24개 전통시장 3천여명이 넘는 상인들과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손 회장은 “전통시장은 서민의 시장으로, 과거에는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쇠퇴했다”며 “이에 어떻게 하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까 상인들뿐만 아니라 정부, 지자체 등에서도 고객을 위한 아케이드사업, 교육사업 등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은 “과거에는 전통시장의 상인들이 손님을 고객으로서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이상한 논리를 많이 폈다면, 지금은 꼭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상인대학 등 꾸준한 상인 교육을 통해 지금은 그러한 효과가 서서히 발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통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고객 편의시설 부족을 꼽았다.
손 회장은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가장 낙후돼 있는 게 화장실”이라며 “어르신들이 전통시장에서 쉬어갈 수 있는 여건, 장애인·임산부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굉장히 미흡하다. 상인들의 힘만으로 역부족해 개선방안이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상인들의 체감 역시 무디다.
손 회장은 “‘2019년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으로 국비 106억원을 추가 확보했지만 모든 시장이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낙후된 곳은 더 없이 열악하다”며 “특히 올해부터 시설 현대화 사업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자체로 이관돼 민자본 지자체의 예산이 부족할 경우 사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손 회장은 “사람 냄새가 풍기고 인정과 정이 넘치는 곳이 전통시장”이라며 “대형마트 등에 비해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의 역순환을 막을 수 있는 전통시장에 대해 애착을 갖고 많이 이용해주시길 바란다”고 광주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임후성 기자
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