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배꽃 강숙자 시

2019년 06월 03일(월) 18:03

겨우내 움츠린
야윈 침묵 속에서

수런수런 신록의 문이 열린다
이웃각처럼 선을 그린
어깨동무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투명한 햇살 한 줌

제 몸에 맞는 색깔 풀어놓은
수수한 꽃들의 함성
삶도 이렇게 더불어 살아야
소리나지 않은 꽃불이 된다

곳곳의 눈부심마저
하얗게 품어주는 저 자태

<해설> 순백의 배꽃은 붉은 복사꽃과 대비된다. 복사꽃은 화사한 반면 배꽃은 달빛처럼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람과의 인연도 마찬가지다. 화사한 인연이 있지만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겨운 인연이 있다.
<약력> 2006년 문학예술 시부문 등단, 제3회 서은문학상, 제1회 ‘KB 가족문학제’, 제3회 ‘KB 스토리문학제’ 수상, 한국문인협회회원, 광주문인협회이사, 전남문인협회이사, 시집 ‘가을 그녀가 내게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