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된 신안 앞바다 유물 되찾았다 “청자 구름·용무늬 큰 접시 등 문화재적 가치 상당” 日 반출 시도 60대 검찰 송치…도자기 57점 회수 오승지 기자·연합뉴스

2019년 06월 13일(목) 19:31

도굴꾼이 40년 가까이 숨겼던 신안 앞바다 ‘보물선 유물’을 되찾았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과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신안 해저 도굴품 57점을 공개했다.

1975년 어부들의 그물에 도자기가 걸리면서 처음 실체가 드러난 증도 앞바다(국가사적) 해저에 가라앉은 중국 원나라 침몰선(신안선)의 선적품들로 13-14세기 청자접시 등이 주종이다. 이 가운데 ‘청자 구름·용무늬 큰 접시’는 완벽한 모양을 갖춘 고급품으로, 또 송나라 때 생산된 흑유잔(토호잔)은 문화재적 가치가 아주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1976-1984년 11차례에 걸쳐 신안 해저유물 매장 해역에서 수중발굴을 시도해 도자기류 등 해저 유물 2만2천여점을 발견했다. 당시 유물과 함께 1323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안선 선체도 함께 인양했다.

대전경찰청은 이날 매장 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63)씨를 검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월 문화재청과 공조 수사를 통해 ‘A씨가 도굴된 해저 유물을 일본으로 반출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3월20일 A씨를 체포하는 한편 경기도 자택과 서울 친척 집 등에서 중국 청자 등 도자기 57점을 회수했다.

조사 결과 중국 공항 검색이 까다로워 반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일본으로 도자기 7점을 두 차례 들고 가 브로커에게 구매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사업 실패 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도자기 판매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주변 인물들로부터 A씨가 1983년부터 이들 유물을 상자에 담아 몰래 보관해왔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압수 당시 도자기는 모두 오동나무 상자 수십 개에 나눠 담겨 있었다.

A씨는 ‘어머니 유품으로 물려받았다’며 도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오승지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