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집행방해 폭력 앞에 경찰들 ‘시름’ 광주경찰, 한해 평균 30여명 병원치료 오승지 기자 |
| 2019년 06월 27일(목) 19:32 |
최근 술에 취한 상태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폭력을 가하는 등 공무집행방해사범이 늘고 있다. 정당한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경찰 차원에서 엄정 대응을 하고 있지만, 폭행으로 상해를 입는 경찰관 수도 늘고 있어 조속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27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69명이 검거돼 2명이 구속됐다. 최근 3년(2016년부터 2018년)간 공무집행방해사범 검거현황 자료를 보면 총 674명이 검거됐으며, 이 중 69.2%(467명)은 주취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무집행방해사범의 20%(135명)는 상습적으로 재범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상해를 입은 경찰관수는 95명으로 한해 평균 30여명 이상이 병원치료를 받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6일 하루에만 3건의 공무집행방해사범이 검거됐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박모(38)씨는 26일 오전 1시43분께 광산구 신가동 한 술집 앞 거리에 드러누워 큰 소리로 떠들다가 112신고를 받고 나온 경찰관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공격당한 경찰관은 얼굴이 찢어져 치료받고 있다.
약 한 시간 앞서 0시15분께에는 광산구 신창동 한 주점에서 술자리 일행과 시비하던 손모(41)씨가 경찰관을 때려 현행범으로 검거됐다. 손씨는 사소한 다툼으로 일행을 폭행했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박치기와 욕설을 했다.
앞서 지난 21일 서부경찰서는 주점에서 만난 남성을 때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조모(23)씨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거했다. 조씨는 해당 경찰관의 팔을 물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으며,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범행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경찰청은 음주 상태에서 폭행·폭력 등으로 주민을 괴롭히고 현장 출동한 경찰관의 공무를 상습적으로 방해하는 이들을 엄벌하기 위해 산하 5개 경찰서 형사과를 중심으로 ‘공무집행방해사범 수사 전담반’을 편성했지만, 좀체 관련 사범은 줄어들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현장에서는 공무집행방해사범에 대해 경찰이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나오고 있다.
모 경찰서 지구대 관계자는 “최근 ‘제2의 윤창호법’이 발효되면서 더 강해진 처벌 때문에선지 음주단속을 피해 경찰과 각축전을 벌이거나 술김에 차량으로 위협하는 위험한 상황도 더러 있다”면서 “공무집행방해사범에 대해 원칙적인 대응을 한다 해도 되레 인권침해로 고소를 당하는 등 현장의 어려움도 있다”고 토로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흉기·차량에 대해서는 압수 후 몰수 조치하고, 피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손해배상청구로 경각심을 고취시킬 것”이라며 “공무집행방해사범에 대해서는 엄단하되 인권을 최대한 보호하는 선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입체적인 보강 수사도 함께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