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생 협력의 달빛동맹 김일태 |
| 2019년 07월 02일(화) 1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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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는 이제 경제민주주의와 상생을 이끄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228번 시내버스가 오월의 주요 사적지인 주남마을, 전남대병원, 옛 도청과 5·18기록관을 운행합니다. 228번은 ‘대구 2·28 민주운동’을 상징하는 번호입니다. 대구에서도 518번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습니다. 두 도시는 역사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하는 통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광주와 대구는 정치적으로 지역 간에 경쟁과 불신의 도시로 인식돼 왔지만 역사적으로 외세 침략에 항거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도시로서 경제적으로 내륙 도시의 한계에 직면한 낙후된 지역이라는 심정적인 동병상련을 겪고 있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광주와 대구는 외세 지배에 저항하는 상징의 도시이다. 대구는 일본이 한국을 경제적으로 속박하기 위한 강압적인 차관 1천300만 원을 온 국민의 힘을 모아 청산해 경제 자립을 실천하고 국권을 회복하려는 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광주는 1929년 11월 3일 광주학생 항일운동이 시작된 항일 운동의 본거지이다. 해방 이후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킨 2·28 대구 학생의거는 1960년 2월 28일 이승만 정부와 자유당의 독재에 항거한 학생 주체의 의거로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계승되었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대구는 일제 강점기에 생사견직공업도시로 시작해 1950년대 전국섬유공업의 중심지로 성장했지만 1980년대 수출부진과 기술력 부족으로 인한 사양 산업으로 전락했으며 지역경제의 활로를 위해 기계 및 금속 등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했다. 광주는 일제 강점기에 식품과 방직에 기초한 소비재 위주의 영세공업으로 출발했지만 이제 자동차 및 가전 중심의 생산도시로 탈바꿈했다.
그럼에도 시간이 갈수록 지역 격차는 커져만 갔다. 경제규모는 전국 대비 비중이 1985년 대구 4.9%, 광주 2.1%(87년)를 차지했지만 2016년 대구 3.0%, 광주 2.0%로 감소했다. 반면에 충청권은 10%에서 13.6%로 증가했다. 경제성장률 면에서도 2016년 전국 평균 2.9%로 충청권 4.5%, 수도권 3.7%이지만 호남권 1.6%, 영남권 1.0%, 특히 광주 0.8%, 대구 0.3%로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경제 상황에서도 광주와 대구는 연구개발특구, 혁신도시, 국가산업단지, 문화예술중심지에서 상생 협력의 여건을 가지고 있다. 민선 4기와 5기의 성과로는 광주대구고속도로 조기완공, 3D융합산업육성 공동추진, 대구-광주연계협력권 발전종합계획 수립으로 대구권(대구와 구미, 영천, 경산, 고령)과 광주권(광주·나주·담양·화순·장성)이 연계되는 교류협력사업 발굴(4개 전략·9개 프로젝트·19개 단위사업 및 51개 세부사업 발굴)이 있었다. 민선 6기에 들어서는 예산과 자동차 동맹으로 발전했고 달빛동맹 민관협력위원회 창립(2015년 5월)해 제6차 회의(2017년 10월) 결정에 따라 달빛동맹의 상생 협력 과제로 5개 분야 29개 과제(2017년 12월 기준)를 추진하고 있다. 정치적 화합과 통합의 상징적인 의미로 광주와 대구의 기념 숲 조성과 광주 5·18과 대구 2·28 민주운동 기념식 참석도 있었다.
지금까지 상생은 관주도에 의한 공동협력과제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별개의 행정구역이 분리돼 협력사업의 결합방식의 한계로 주로 일반 행정 및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 단순 방문교류 및 민간인 행사 수준의 사업들 위주로 진행돼 왔으며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제 및 산업 분야의 협력 수준은 미약했다.
이제 달빛동맹은 보다 발전된 상생협력의 모형과 관계 설정 방안을 고민할 때이다. 기존의 민관협력위원회의 성과를 확대해 상설기구화 등의 방식으로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 지속가능성, 체계성, 보충성 등을 갖춘 실질적인 협력사업의 발굴이 필요하고 달빛동맹 상생협력 기금 설치하여 협력사업의 지속성, 안전성, 자율성을 도모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또한 달빛동맹은 행정협의체의 전략적 관계를 탈피해 2개 이상의 지자체가 특정사무를 공동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립하는 법인형태의 특별지방자치단체 성격의 자치단체조합 등의 행정기구 도입도 논의할 단계에 이르렀다. 수도권과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저성장 시대에 성공적인 달빛동맹형 상생 협력이 국가와 지역발전을 선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