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도시가 품은 국립 광주박물관 이야기 국립광주박물관, 다시 광주 문화 중심으로 |
| 2019년 07월 03일(수) 1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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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광주박물관의 시작
잘 알려진 것처럼 국립광주박물관은 1978년 12월6일 호남지역에 산재한 민족문화유산의 보존과 조사연구, 그리고 전시와 교육을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된 신안해저문화재(新安海底文化財)를 보관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1986년 옛 조선총독부 건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옮기면서 신안해저문화재는 본래의 터전이었던 국립광주박물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광주박물관은 호남권의 대표적인 문화기관이자 학술기관으로서 위상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흔들리는 위상
호남권에서 유일무이한 고고학 및 미술사학 분야 전문기관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은 1980년 말 각 대학에 고고미술사학 관련 학과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1990년 국립전주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1994년 국립해양유물전시관(2009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로 명칭 변경), 2005년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2013년 국립나주박물관, 그리고 201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차례로 건립되면서, 호남권 전체를 아우르던 국립광주박물관은 이제 고립된 섬에 있는 퇴락한 고옥(古屋)에 지나지 않는 처지가 돼가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의 노력
국립광주박물관은 이렇게 달라져 가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명실상부한 세계적 박물관으로 성장하기 위한 여러 차례 특성화 방안이 제시됐고, 일정 정도 성과도 거뒀다. 멀게는 2000년 신안해저문화재와 광주 충효동(忠孝洞) 분청사기(粉靑沙器)를 중심으로 도자기 전문박물관으로 운영 방향이 제시됐다. 2012년에는 광주 신창동유적(新昌洞遺蹟)을 기반으로 농경문화 특화 박물관 구축이 제시돼, 신창동 출토 목칠기(木漆器)를 중심으로 한 농경문화실을 개설하고 다양한 학술사업을 펼치는 등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 반향은 그리 크지도 오래가지도 못했다. 그 이유는 우리의 강점만 생각했을 뿐, 박물관 패러다임의 변화와 관람객들의 요구, 확장성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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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패러다임의 변화
현대사회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삶과 소비의 가치관이 ‘질’(質)과 ‘행복’(幸福)을 중시하게 됐으며, 혁신에 기반한 포용적 성장을 추구하며, 정보통신 및 가상기술 발전에 따른 급속한 사회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정책 환경 역시 생애주기에 기반 한 사회 참여적 문화예술 교육 및 생활문화 확대, 일상적 문화향유권의 실현, 다양한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박물관 역시 좀 더 사회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으며, 문화관광 촉진을 위한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비전 도출을 위한 전제조건
국립광주박물관 중장기 발전방향을 설정하기에 앞서, 지역문화의 거점으로 국립광주박물관의 위치를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광주·전남지역, 더 나아가 호남권의 역사·문화자산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곧 박물관 콘텐츠의 ‘글로컬리티’(glocality) (※글로벌화(globality)와 지역성(locality)의 합성어로 지역과 세계에서 모두 통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지역의 문화기관과 관계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하며, 수요자를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만 한다.
▶국립광주박물관의 새로운 비전
새로운 비전 도출을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문화자산을 바탕로 한국사와 지역사, 중앙과 지역을 포괄하는 박물관의 ‘장소성’ 혹은 ‘역사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한국을 벗어나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박물관이 일상적 공간이 될 수 있는 연계성 확대를 핵심적 가치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유물’ 중심의 공간에서 ‘활동’ 중심의 공간으로의 변화라 할 수 있으며, 이를 반영하는 것이 곧 국립광주박물관의 비전이 돼야 할 것이다. 이렇게 도출된 것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소통하는 문화 활동 공간’이다.
▶향후 활동 방향
이러한 비전은 각각의 활동을 중심으로 구체화 할 수 있다. ‘박물관 장소성 확보’를 위해, 지금까지 특성화 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진 신창동유적 중심의 ‘농경문화’와 지역민들이 사랑하는 ‘서화’ 등에 대한 실질적인 육성을 통해, ‘지역문화 연구 및 활용 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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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영역의 확장’을 위해서는 광주·전남지역의 도자문화를 보여 줄 수 있는 다양한 유산과 2019년 1월 국립광주박물관으로 돌아온 1만7천여점의 신안해저문화재를 기반으로 아시아 도자문화의 과거와 현재, 더 나아가 미래를 연결시키는 ‘아시아 도자문화 교류의 거점’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아울러, ‘박물관의 연계성 확대’를 위해, 관람객과 역사문화유산 및 다양한 문화 활동을 연결하는 ‘매개공간’으로 박물관이 활용돼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으로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국립광주박관이 비로소 시민과 국민, 세계인들이 일상적으로 찾고 사랑하는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