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융·복합 콘텐츠 이준근 |
| 2019년 07월 04일(목) 1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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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변혁은 다수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나타나지만 다양한 요인 중 기술이 주요 동인으로 작용해왔다. 4차 산업혁명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라는 두 개의 기술이 핵심 동력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나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이러한 기술 자체가 아닌 기술을 활용한 인간과 사회의 변화방향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서로 연결하는 초연결성, 초연결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가공하는 초지능성은 미래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문화예술분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은 요즘의 전시관을 둘러봐도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벽에 걸린 전시품을 관람하는 것에서 벗어나 관람객들과 생생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새로운 전시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에 있는 ‘빛의 벙커’의 경우 과거 군사시설을 갤러리로 변신시키고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해 몰입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또 일제 강점기 때 개발된 황금광산을 미디어 테마파크로 바꾼 광명동굴 또한 ICT 기술과 지역의 자원이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첨단기술들이 예술 작품과 융합되면서 일부 계층만이 향유하고 소유했던 예술을 대중하고 보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 기존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남도 이러한 공간 기반의 체험형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도내 문화자원에 미디어 파사드, 홀로그램 등의 첨단 IT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지역의 전시·박물관에 적용하는 작업을 기초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해남 우항리공룡박물관, 강진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 등 지역 박물관과 연계해 역사 교육적 요소와 재미를 가미한 에듀테인먼트 실감 체험형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콘텐츠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도민의 문화향유를 위해서 단순 콘텐츠 제작이 아닌 공간의 특성을 반영해 직접 즐길 수 있는 전시공간을 구축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에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전남의 대표적 별서정원 담양 소쇄원 48영을 소재로 한 인터랙티브 콘텐츠 ‘사유의 정원, 소쇄원을 거닐다’를 선보이고 전남의 또 다른 별서정원인 완도 부용동 정원과 고산 윤선도 어부사시사를 테마로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요소가 융합된 디지로그 혼합현실(MR) 전시 콘텐츠 등을 올해 말까지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시도는 기술과 전통 예술이 만나 지역문화자원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관광 수요를 촉진시키며 지역 특화 콘텐츠의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 확신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연결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공유와 협력, 연계와 상생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며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전남 콘텐츠·문화예술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산업과 ICT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전통적인 관광에 대한 인식을 바꿔 적극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하는 시점이다. 현 시대는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지 10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기술확산과 침투 속도는 매우 빠른 상황이다. ICT 기술을 적용한 관광콘텐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전남의 관광자원 중 섬, 해안, 갯벌 등의 자연자원은 명백한 비교우위에 있으며 관광객들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서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를 중심으로 도내 지자체와 연계해 해양 관광자원을 활용한 전남형 융·복합관광콘텐츠 발굴과 섬 연안 ICT 편의서비스 개선,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창의인재를 양성하는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전남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창출하며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지역 발전 기반을 마련하는 결실로 이어질 것이다. 지역의 미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창의·융합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고 대비해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변화의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