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진 길목서 만난 이야기 담았어요” 최근 ‘지리산 둘레길’ 출간한 조영석 한국광기술원 감사실장 2015년부터 2년여간 지리산 둘레길 완주 22구간 일화…지역 일간지 연재 글 바탕 ‘걸으면 행복해지는 지리산 둘레길’ 조영석 지음/심미안/1만8천원 정겨울 기자

2019년 07월 18일(목) 18:11

기행에세이집 ‘걸으면 행복해지는 지리산 둘레길’을 펴낸 조영석 한국광기술원 감사실장. 8구간 운리-덕산. 운리마을에서 백운계곡을 거쳐 마근담까지 이어지는 시오리 숲길은 지리산둘레길 최고의 숲길이다.

“백두산이 영웅 같은 산이라면, 지리산은 서민 같은 산입니다. 지리산은 임진왜란부터 정유재란, 동학혁명 등 학살현장에서의 분노에서부터 애통함, 슬픔과 정화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목격자이기도 하죠. 이런 지리산을 오르고 또 걸으면서, 오롯이 나만을 위해 사유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이켜 봐도 축복과도 같은 시간이었어요.”

기행에세이집 ‘걸으면 행복해지는 지리산 둘레길’을 펴낸 조영석(59) 한국광기술원 감사실장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지리산에 대한 추억을 말하는 조 실장의 눈과 입가에는 웃음과 행복이 묻어났다.

조 실장은 지역 언론인 출신으로, 15년 전 언론인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산악회 활동을 시작했다. 동호회 활동 위주로만 산행을 하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홀로 걷는 방식을 택했다.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였다. 제주 올레길 걷기를 시작으로, 두 번째로 택한 것이 바로 지리산 둘레길이었다.

지리산 둘레길은 전북 남원에서 시작해 경남 함양과 산청, 하동을 거쳐 구례를 지나 다시 남원으로 다시 이어지는 5개 시·군 120여개 마을을 지나는 길로, 총 길이가 274㎞에 달한다.

“2015년 한글날부터 2년여간 매주 주말마다 지리산으로 갔고 22개 구간을 마침내 완주했습니다. 둘레길을 걷고 또 걸으며 우리 땅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어요. 언론인 출신이다 보니 이 좋은 자연과 길에 대해 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었고,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2년에 걸쳐 지역 일간지에 총 24회 특집 기사를 연재하게 됐습니다. 그 글을 바탕으로 이 책을 냈죠.”

조 실장은 지리산 둘레길의 22구간을 걷다가 만난 사람들과 자연의 이야기, 그곳에서 벌어진 일화들을 구간별로 생생하게 정리했으며, 직접 사진도 찍어 수록했다.

“책은 둘레길에서 느끼거나 알게된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전북 ‘인월’의 지명유래가 된 ‘피바위전설’ 이야기부터, 삼화실-서당마을 인근에 홀로 거주하는 박한수 할아버지가 길손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간이 등목대와 화장실, 요절한 아들이 남긴 세 손자를 키우며 사는 노부부의 사연 등이죠.”

또한 조 실장은 독자들을 위해 교통편과 민박집을 함께 소개하는 한편, 지리산 둘레길의 모습을 다채로운 사진으로 함께 담아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더워도 행복했고 추워도 행복했습니다. 제 글을 읽는 독자들도 훗날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진도 조도 출신인 조 실장은 1988년 무등일보에 입사한 이후 무등일보 편집국장·논설실장 등을 지냈으며, 광주·전남기자협회장,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광주문화예술진흥위원회 사무국장, 김대중컨벤션센터 본부장, 박광태 광주시장 비서관 등으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광기술원 경영본부장을 거쳐 감사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조 실장은 19일 오후 4시 광주테크노파크 단지내 광주과학기술진흥원 12층 국제회의실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