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건강·안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 범희승 광주수영대회 의료총책임관 경기장·선수촌 응급상황 발생시 맞춤형 1차 의료서비스 매일 100명 이상 환자 진료…감염병 대비 태세도 만전 오승지 기자

2019년 07월 25일(목) 19:16

“광주세계수영대회가 마무리되는 날까지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진행되면서 경기장과 선수촌 최일선에서 누구보다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광주수영대회에서 의료총책임관(CMO, chief medical officer)을 맡고 있는 화순전남대병원 범희승 핵의학과 교수다.

CMO는 대회에 맞는 큰 의료시스템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선수·대회 관계자·관중 가운데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해 현장에서 1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300여명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메디컬센터에서 현장에서 만난 범 교수는 “국제스포츠행사를 하는 동안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는 일단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족도 보다는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회 기간 내내 선수촌에 상주하는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들과 매일 오전 전염병 상황회의를 열고, 주요 경기장과 의무실 등을 점검하며, 응급상황 발생시 현장에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등 누구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범 교수는 “선수촌 메디컬센터를 방문하는 해외 팀닥터들은 최고의 메디컬센터라고 극찬한다”면서 “진료실마다 최신 초음파기기가 설치돼 있고, 선수들에게 필요한 각종 의료지원과 응급상황시 대학병원에 엠뷸런스로 이송해주는 등 국제대회 위상에 걸맞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무실에는 시합이 시작된 후에는 매일 100명 이상의 환자가 찾아와 지금까지 2천200여명이 진료를 받았다. 절반 이상이 어깨, 상지, 허리 부상 환자로 감기와 복통 환자가 뒤를 이었다. 심각한 질환이나 응급상황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은 환자도 가끔 발생했다.

그는 “이처럼 환자가 발생했을 때 후송체계를 만드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외국보험회사에서는 치료하기 전에 미리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회사마다 다른 시스템이 있는 만큼 원활한 치료를 위해서는 이런 내용을 조직위원회와 각 병원에 모두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영어권이 아닌 선수들과의 언어소통 문제와 194개국에서 선수와 임원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에볼라와 중동의 메르스 등 모든 감염병 발생을 대비하는 일 등을 국제대회 의료지원 업무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범 교수는 “한 선수가 충수염(맹장염) 때문에 선수촌에서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돼 경기 출전 당일 새벽에 수술을 받았는데, 눈물을 흘리던 선수와 이를 안타까워하던 젊은 의사에게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애석했다”며 당시 그들을 위로했던 경험을 소회하기도 했다.

그는 대회가 마무리되는 날까지 선수단의 안전한 귀국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범 교수는 “앞으로 마스터즈대회까지 어떤 응급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다”면서 “안전한 대회 마무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며, 따뜻한 봉사 정신으로 시간을 내서 함께해주는 모든 의료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범 교수는 전남대학교 의대에서 핵의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은 지역 대표 의료인으로 화순전남대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범 교수는 아시아핵의학회 회장, 국제원자력기구 자문교수 등으로 활동하면서 다수의 국제 행사에 참여했으며,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F1대회 의료총책임관을 맡기도 했다.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