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의 차 이야기 (5)차의 종류 6가지 녹차·백차·청차·황차·홍차·흑차 산화 발효에 따라 색·향·맛 달라

2019년 09월 05일(목) 18:09

삽화=담헌 전명옥

차의 종류는 많다. 왜 이렇게 다양한 차가 있을까. 그것은 차를 만드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차는 보통 6가지로 구분되는데 녹차, 백차, 청차, 황차, 홍차, 흑차가 그것이다.

이는 차가 만들어진 방법과 산화 발효 정도에 따른 것이다. 즉, 차를 만드는 과정과 산화 발효를 얼마나 시켰느냐에 따라 이렇게 나누어지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차에는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가공과정 중에 폴리페놀이 산화효소를 만나 다른 성분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과정을 산화, 혹은 발효라고 한다. 그래서 산화 후 차의 색, 향, 맛에서 차이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먼저 녹차는 살청이 중요하다. 사실 찻잎은 나무에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부터 그 성분이 변화된다고 한다. 이는 찻잎 속의 산화효소 때문이다. 산화나 발효를 시키지 않는 녹차를 만들려고 하면 재빨리 높은 온도에서 산화효소의 활동을 멈추게 해야 한다. 이를 살청이라 한다. 즉, 생엽에 높은 열을 가하거나 증기로 찌는 살청을 통하여 폴리페놀 산화효소의 활동을 멈추게 해 발효가 되지 않기 때문에 녹색을 유지하게 된다. 녹차의 특징은 삼녹인데 이는 우리기 전 찻잎, 탕색, 차를 우리고 난 잎이 모두 녹색인 것을 말한다.

백차는 중국 특유의 차로, 찻잎에 백호가 가득 피어있어 백차라고 한다. 다른 차들에 비해 제다 과정이 가장 간단하다. 백호란 어린 찻잎에 난 흰털을 뜻한다. 백차는 백호가 가득한 차나무의 싹과 잎을 따 얇게 널어 수분을 서서히 증발시키는 과정으로 일광위조나 실내위조를 한 후 햇빛이나 열풍으로 건조시켜 만든다.

청차는 녹차와 홍차의 오묘한 조화로움이 있는 차다. 보통 오룡차라고도 한다. 청차의 특징은 부드러운 꽃향기와 꿀향기, 달콤한 과일향이다. 청차의 제다법은 제다 기술이 꽃으로 불릴 정도이다. 이러한 향기는 요청 중에 형성된다. 요청이란 찻잎을 바구니에 넣고 흔들어 찻잎의 세포막을 파괴하고 미세한 발효를 유도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향이 만들어진다. 각 차에 맞게 요청을 다르게 하고 그것에 따라 색과 향과 맛이 달라지는 것이다.

황차는 녹차의 가공방법에 민황을 첨가한 것이다. 민황은 열처리가 끝난 찻잎을 종이나 천으로 싸 습도와 온도에 의해 약하게 발효시키는 과정이다. 민황을 하면 녹차의 쓰고 떫은 맛이 줄어 보다 편하게 차를 즐길 수 있다. 서서히 가볍게 발효되면서 엽록소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민황에 의해 약 발효된 차는 잎과 탕색과 차를 우리고 난 잎이 모두 황색이기 때문에 황차라 부른다.

가은다례원 원장

홍차는 찻잎을 완전히 발효시킨 후 건조한 것으로 찻잎이 발효되면서 붉은색을 띠게 된다. 녹차와 정반대로 찻잎을 완전히 산화시키는 것이다. 살청을 하지 않고 찻잎의 효소를 그대로 남겨두고 갈변현상을 유도하여 효소의 기능을 활용하여 만든다. 먼저 시간을 오래 끌고 산화를 촉진하다. 그리고 산화효소 활동을 유지하며 찻잎을 비비며 세포조직을 손상시키니 산화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산화가 알맞게 되면 건조시킨다.

흑차는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진행되는 후발효차다. 미생물발효차인데 찻잎을 미생물이 생장하고 번식하는데 적당한 환경에 쌓아두면 된다. 흑차는 악퇴(찻잎에 물을 뿌리고 두텁게 쌓아 두어 잎 자체의 온도, 습도를 높임)가 중요하다. 차를 일차적으로 가공한 후 다시 퇴적(1차 가공한 찻잎을 쌓아 두는 방법)이나 악퇴의 과정을 거쳐 2차 가공을 하거나 저장하면서 차에 미생물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차를 6가지로 나누는 것은 기본적인 것일 뿐이다. 차는 이런 기본적인 색깔에 각자의 개성적인 빛깔을 지니고 있다.

/가은다례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