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의회 임기제공무원 ‘위인설관(?)’ 의장단 회의서 ‘차순위자 채용’ 공고 무시 결정 “내정 의혹 사실로”…북구와 책임 회피 비판도 최환준 기자

2019년 10월 17일(목) 18:56

광주 북구의회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 채용에 사전 내정된 인사가 있었다는 특혜 의혹이 일파만파 파급되고 있다.

임용을 앞두고 있던 합격자의 ‘허위경력’ 논란에 관련 서류를 더불어민주당이 발급<본보 2019년 10월15·16·17일자 7면 보도>한 것으로 드러난데다, 이번에는 당초의 채용공고를 무시한 결정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구와 의회는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인상이어서 안팎에서 비난을 사고 있다.

17일 북구의회 등에 따르면 전날 의장단 회의에서 5급 상당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 채용을 보류했다.

한 의원은 “최근 광주시의회 부의장의 수행비서 배치 요구 적절성 논란과 함께 북구의회 임기제공무원 문제로 지역사회가 시끄러워 당분간 채용 계획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채용공고에 반하는 내용으로 또 다른 시비를 낳고 있다.

북구 인사위원회 공고에는 ‘최종합격자의 임용포기, 합격취소, 임용결격사유, 임용 후 즉시퇴직 등의 사유로 임용하지 못하고 결원이 발생한 경우 합격자 발표일부터 3개월 이내에 재공고 없이 면접순위에 의거 차순위자를 추가합격자로 결정해 발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다른 의원은 “임기제공무원 자리가 필요하다면 절차대로 진행하면 되는데 결론적으로 채용을 미루고 있다”며 “이는 위인설관이다. 그 자리가 필요해서 사람을 채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서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커지면서 임용절차를 담당하는 의회 사무국과 채용절차를 담당하는 북구 인사위 간 ‘서로 의견을 존중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처리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저희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누구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 종합적인 협의가 있어야 하고, 또 그것에 대해 검토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점례 의장 역시 채용보류 사유에 대해 “임기제공무원 채용은 우리 권한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고 의장은 “집행부에서 인사를 해서 올라왔기 때문에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이 없다”면서 “추후 논의할 것이다. 임용권은 의회 사무국장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기제공무원 충원을 요청한 곳은 의회다. 지난 7월 정책·입법 분야를 보강하고자 전문인력 2명을 충원했음에도 인력이 더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누누이 제기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설명이다.

북구 인사위 관계자는 “의회 의견을 존중해서 처리하겠다. 3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어 기다리는 중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북구의회 임기제공무원 자리에 내정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사 잡음이 불거지자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광주 모 자치구 관계자는 “결국 응시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 꼴이다”며 “민주당이 발급해준 허위경력 서류에 대한 명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당초의 공고대로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 나름 합당하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