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몰카’ 성범죄 기승 강력 단속해야

2019년 11월 03일(일) 17:51

스마트폰을 이용해 남의 몸을 몰래 촬영하는 ‘몰카’ 성범죄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범죄는 특히 10대와 20대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순식간에 유포돼 초기 ‘진화’의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호소다.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년) 광주에서 스마트폰 등의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 촬영한 성범죄 건수가 41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해 평균 139건, 한 달 11.5건으로 사흘마다 한 명꼴로 몰카 범죄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9월까지 발생한 몰카 범죄도 78건에 이른다고 한다.

몰카 범죄는 그 성격상 SNS를 통해 유포될 경우 개인이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건이 일시에 수백, 수천 건으로 걷잡을 수 없게 확산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피해자는 개명을 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가 하면, 목숨을 끊는 사례로까지 이어진다. 지난달 순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몰카 피해를 당한 여성이 악몽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투신해 숨져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또 5월에는 광주지역 한 대학교 학생들의 수학여행 도중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던 동기 여학생이 몰카 피해를 입었고, 지난해에는 광주의 한 예식장 여직원의 탈의실에서 3개월간 몰카가 설치돼 이용자들의 탈의 장면이 촬영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타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이 같은 범죄에 대해 사법 당국의 양형기준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대부분 처벌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을 몰래 촬영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논란을 일으켰다. 몰카 범죄는 재범 우려가 큰 만큼 선진국처럼 처벌 수위를 높여한다. 일탈 행위를 일삼는 청소년들의 성범죄 예방 교육도 한층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