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문인화 산실’ 전통 명맥이어 ‘여백으로 떠나다’ 제5회 석림회(碩林會) 수묵화전…오늘부터 22일까지 광주 북구청갤러리 민원실 임채규·박종석·정광일 등 12인 참여 호남 전통화단 ‘예술적 가치’ 재조명 정겨울 기자

2019년 11월 10일(일) 18:10

석주 박종석 作 ‘전봉준’

호남 전통회화의 뿌리와 정신은 남종문인화로부터 기인한다. 한국화의 주요한 줄기인 남종문인화는 대한민국 전통미술의 큰 흐름이자, 오직 우리만이 지켜낼 수 있는 중요한 예술적 가치다. 그러나 서양미술의 급격한 유입으로 대중들의 관심은 점점 한국화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미술가들이 남종문인화의 맥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을 끈다.

광주 석림회(碩林會)가 11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광주 북구청갤러리 민원실에서 ‘여백으로 떠나다’를 주제로 ‘제5회 석림회 수묵화전’을 연다.

이 전시는 광주에서 왕성한 예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화가 석주 박종석 작가를 중심으로 모인 회원들이 마련한다. 2011년부터 석주 박종석 작가의 호남회화연구소에서 매주 이론과 실기 수업으로 수묵화를 연마한 아마추어 미술가들이 참여한다. 현재 7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임채규 석림회 회장을 비롯, 김현웅, 주규남, 김완수, 김민자, 문채용, 남성대, 오우종, 이만일씨가 출품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초대 작품으로 고(故) 애일당 김효순선생, 전각에 금담 정광일, 수민 김명석 작가의 작품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출품작 가운데 시정 임채규의 ‘지석촌’은 화순 지석강변의 어눌한 산촌을 통해 고향의 풍요를 느끼게 한다.

오우종 作 ‘함성’

석주 박종석의 ‘전봉준’ 작품은 일본 아베정권의 허세에 두 눈 크게 뜨고 응시하는 동학정신을 통해서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상징하고 있고, 효정 김민자의 ‘빛’ 작품은 부처의 형상을 통해 깨달음의 길을 제시한다. 금담 정광일의 ‘꽃’ 작품은 전각기법으로 이전투구 하는 정치현실을 보면서 한 걸음 물러나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를 상징하는 느낌이다.

석주 박종석 작가는 “호남회화사에서의 화맥은 3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회화사에서 남종문인화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전통의 맥은 아마추어 작가들에 의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석림회도 그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미력하지만 인문학적 관점의 접근과 실기 수업을 병행해 그 화맥을 이어가는데 의미를 두려 한다”고 말했다.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