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녹인 응원 열기…“끝까지 파이팅” 2020 수능 시험장 가보니 +입실 확인 후 발걸음 떼지 못한 학부모들 ‘울먹’ 긴장한 학생들에 용기 심어준 교사들 간식 제공 수험생들도 차분하게 마무리·서로 격려하기도 사회부

2019년 11월 14일(목) 18:59

좋은 결과 기대하며…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오전 광주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입구에서 같은 학교 수험생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엄마가 수험생 자녀를 안아주고 있는 모습./김애리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광주·전남 84개 시험장에서 치러진 가운데 갑작스레 찾아온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시험장마다 수험생들에게 힘을 보태려는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가족과 교사, 후배들은 수험생의 손을 꼭 붙잡아주거나 박수를 치면서 추운 날씨 속 수험생들의 긴장을 덜어줬다.

이날 오전 7시께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26시험장 서구 상무고등학교에서는 수험생들을 격려하러 나온 교사들과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모여 입실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부모님과 손을 잡고 팔짱을 끼며 정문까지 함께 걸어온 수험생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강한 바람으로 인해 전날 아침보다 체감온도가 5-10도 이상 떨어진 탓에 수험생들은 목도리와 장갑, 두꺼운 외투 등으로 중무장하고 수험장으로 향했다.

교문 앞에서는 ‘사랑해, 잘할 수 있을거야! 파이팅!’이라며 울먹이는 부모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 수험생 가족은 서로 얼싸안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에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이 수험생 아버지는 “딸, 집중해야돼!”라며 조언했지만, 되레 긴장한 나머지 손에 쥐고 있던 도시락을 전달하지 못할 뻔한 해프닝이 벌어져 주변에 훈훈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수험생 딸을 들여보낸 뒤에도 남편과 함께 한참동안 교문 앞을 지킨 황정희(46·여)씨는 “그동안 고생 많았고, 노력해 온 만큼 편한 마음으로 실력발휘를 했으면 좋겠다”며 입실시간 종료인 8시10분이 돼서야 자리를 떠났다.

교사들은 ‘잘 찍어라, 찍는 것도 실력이다’, ‘끝까지 집중하고 잘 봐’ 등 응원과 함께 쉬는 시간에 즐길만한 작은 간식거리도 함께 건넸다.

동신여고 문경라 교사는 “아이들이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긴장한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돼주고 싶어 아침 일찍부터 나왔다”며 “오늘만 더 집중해서 간절히 바라는 대학에 꼭 합격하길 바란다”고 환환 웃음을 지었다.

차량 통제에 한창이던 김길현 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위는 취재기자의 ‘춥지 않냐’는 질문에 “제가 추운 게 무슨 상관입니까, 수험생들이 문제죠”라며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협조를 잘 해주셨고, 또 큰 사고가 없어서 다행이다. 수험생 여러분 파이팅!”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시험장에 들어서고 난 후 입실을 앞둔 수험생들도 짬을 내 친구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26지구 20시험장인 광덕고 앞에서는 교사들과 공무원들이 시험장에 들어서는 학생들에게 손뼉을 쳐주며 파이팅을 외쳤다.

이용섭 시장과 시청 관계자들도 시험장 앞에서 학생들을 응원했으며,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시교육청 관계자들도 손뼉을 치며 격려했다. 수험생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응원에 힘입은 듯 상기된 표정으로 교정에 들어섰다.

이날 26지구 33시험장 광주여고의 복도나 계단에서는 친구들과 서로를 격려하는 수험생들도 보였다. 수시 확대로 이미 대학 합격생이 다수였으나, 남은 수시와 정시 전형을 위해 남은 시간동안 차분하게 마무리 공부를 하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수험생 A양은 “공부하는 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고, 친구인 B양은 “이제야 수능을 본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친구들 모두 후회 없는 시험 치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이날 광주와 전남 84개 시험장에서 수능이 치러졌으며 광주 1만8천563명, 전남 1만5천993명이 응시했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