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이준근 |
| 2019년 11월 28일(목) 1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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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릴레이 기부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 쓰레기를 치우고 인증하는 ‘트래쉬태그 챌린지’, 소아 뇌종양 환자 기금 모금을 위한 날계란 깨트리기인 ‘크랙 캔서 챌린지’ 등 최근 재미(Fun)와 기부(Donation)를 결합한 ‘퍼네이션(Funnation)’ 열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나눔과 사회공헌활동이 하나의 문화가 돼 가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기부문화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에 대한 요구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종합 경제지 ‘포춘(Fortune)’은 존경받는 기업의 8가지 기준 중 하나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내세웠다. 아무리 큰 기업이라 할지라도 기업의 윤리의식과 신뢰 확보가 결여되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중시돼 왔던 매출액과 이익 중심의 경영이론 못지않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좋은 기업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기업들은 기존의 단순 기부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 고유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똑똑한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화장품 회사에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은행에서는 신용불량자를 위한 법률 자문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들의 세금으로 세워진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현 정부도 사회적 가치를 정부혁신 3대 전략의 하나로 내세우고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독려하며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발맞춰 공공기관에서도 업무적 특성과 공익적 가치가 잘 조화된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생태계 교란어종을 친환경 비료로 자원화했고 한국전력공사는 전력 인프라를 활용해 따뜻한 IoT 사회 안전망 서비스를 구축했다. 또한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나눔 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각 기관의 핵심 비즈니스에 사회적 가치를 연계한 것, 즉 기관 고유의 미션에 충실하면서 현재 노출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것이다.
단순히 기관에게 남는 이윤이나 시간, 재원을 갖고 무언가 베푸는 봉사, 기부와 같은 활동은 선행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사회적 가치 실현이 될 수는 없다. 앞선 기업과 기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 가치 실현은 1차적으로 설립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공공성을 구현하는 것이다. 우리 기관이 추구해야 할 사회적 가치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우리의 핵심 역량을 어떻게 활용하면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를 정의 내려야 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사회적 가치에 대한 마인드를 갖고 적용해 업무 수행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전남지역 문화콘텐츠, 정보통신 산업육성과 선순환적 생태계 구축을 위해 설립된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속가능한 사회공헌이 활발히 전개되도록 로드맵을 수립하고 지역 숙원사업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윤리경영,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공헌 및 공익사업 운영을 큰 틀로 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봉사활동, 지역사회와 공공기관 협력토론회 개최, 경력 단절 여성 및 청년 일자리 창출, ICT/콘텐츠 저변확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거도를 포함한 도서벽지, 읍·면 등 정보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SW 교육’을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관의 설립취지에 맞는 사회 공헌을 추진하고 있다.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다. 공공기관은 사회를 떠나서는 결코 성장할 수 없으며 기관의 역량 활용을 통한 사회 공헌 활동은 기관과 지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당연한 책무다. 공공기관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고 진정성 있게 운영될 때 우리는 함께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진흥원이 필두가 돼 기관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고 상호 이익을 통한 사회적 가치실현이 지속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