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특집]4차 산업혁명 시대 人材+블루이코노미 전남의 힘, 호남의 미래다 김재정 기자

2020년 01월 01일(수) 18:11

민선 7기 전남도가 지난해 도정 핵심 축의 하나로 ‘인재 육성’을 제시했을 때 적지 않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전남은 낙후의 대명사다. ‘농도’라는 별칭이 있지만 1970년대 이후 산업화의 흐름을 타지 못했다는 반증에 불과하다. 도청 안팎에서는 김영록호(號)가 대형 프로젝트를 통한 개발 사업에 도정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김영록 전남지사는 ‘사람’을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

초연결·초지능·초융합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왜 ‘사람’인가? 이는 10년, 20년, 아니 100년 후 전남의 존립을 좌우할 관건이 결국 ‘사람’이라는 판단에 기인한다.

관가나 정가에서는 영·호남을 비교할 때 곧잘 ‘사람’이 회자되곤 한다. 영남의 경우 각계에서 선배가 끌어주고 후배를 키우는 게 당연시됐다. ‘잘 나가던’ 영남은 그 인맥이 최대 강점이 돼 지역 발전의 자양분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소외와 낙후에 빠져 있던 호남은 그러질 못했다. 결국 수십년간 ‘쓸 만한 사람이 없다’는 자조가 반복됐다. 인재를 키워내지 못한 채 끊임없는 인구 유출로 이어졌다. ‘소외-낙후’의 악순환 속에 ‘길’을 잃은 셈이다.

하지만 과거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인맥을 기반으로 한 인재 육성은 구시대 유물이 됐다. 이제 체계적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인적 자원을 키우고 지역 발전을 담보하는 게 중요하다. 전남도의 인재 육성 계획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그런 면에서 전남도의 인재 육성 프로젝트는 김 지사의 핵심 시책인 ‘블루 이코노미’와 맞닿아 있다. 전남만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원 섬, 에너지, 관광 등 블루자원을 융·복합해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는 역시 ‘사람’이 있다. 향후 전남의 운명을 좌우할 프로젝트의 성패가 결국 ‘사람’에 달려 있다는 점은 ‘인재 육성’과 ‘블루 이코노미’가 ‘씨실’과 ‘날실’처럼 필요충분 조건이라는 의미다.

2020년 경자년은 전남도의 인재 육성과 블루 이코노미가 현장 곳곳에 적용되는 사실상의 원년이다. 프로젝트의 성공이 절실한 것은 전남의 힘을 키우고, 호남의 미래를 밝힐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소외-낙후’의 악순환 속에 잃어버린 ‘호남의 길’을 인재 육성과 블루 이코노미를 나침반 삼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 길 위에 전남, 호남, 그리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가 있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