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립오페라단과 도시브랜드 정병열 |
| 2020년 01월 06일(월) 1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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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생기면서 오페라인구 활성화와 함께 많은 변화가 왔다. 최고임을 강조하는 광고에는 오페라 아리아가 있으며 아리아가 흐르는 약국, 오페라 아리아를 흥얼거리는 주부의 모습을 보았다.
20여년 기다렸던 지역민과 민간오페라단의 숙원으로 시립오페라단이 창단되어서야 광주에서 ‘카르멘’, ‘아이다’와 같은 정통 대형 오페라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오래전에 만났던 31사단장에 의하면 독일장교들은 2차 세계대전 중에도 클래식 공연장에 갔다고 한다. 격동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는 독일의 저력에는 문화예술이 한몫을 하고 있으며, 막대한 통일비용으로 신음하면서도 베를린 시당국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 속에서 문화예술 예산을 비교적 큰 폭으로 늘려 독일연방정부의 의지와 자부심은 세계적인 도시브랜드가 되었다. 도시재생 개념으로 도시브랜딩이 있다. 유네스코 도시발전 전략에서 문화와 예술이 도시브랜딩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듯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도시재생 사례의 공통점은 문화예술이 도시브랜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려한 무대와 함께 빈 신년음악회가 우아한 왈츠의 선율로 행복한 새해를 시작하는 것은 전 세계인의 문화전통이 되었다. 스페인 정열을 보여주는 세비야와 카르멘, 밀라노와 투란도트 상품에 브랜드가 있듯이 이제는 도시도 브랜드의 시대이다. ‘광주시립예술단 활성화 및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문화다움 2019.12.19.)’를 보면, 시립예술단에서 가장 짧은 역사를 가진 광주시립오페라단은 설립당시에 시립예술단 노조의 반대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창단한지 불과 2년 만에 베르디, 비제 등 유명 오페라의 수준 높은 공연과 전석 매진이라는 공연실적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으며, 광주만의 상징인 도시브랜드로 정율성 오페라 ‘망부운’, 5·18 오페라 ‘박하사탕’을 제작했다.
‘헨젤과 그레텔’이 서울오페라 페스티벌에 초청되었고 ‘운명의 힘’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협업으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으로, ‘카르멘’이 순천문화예술회관의 무대에 오르는 등 문화예술을 통한 동서화합과 지역교류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보고서의 분석에서 2년 사이에 점차 정상운영 궤도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예산이 늘고 있으며 공연실적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타 예술단보다 전반적인 예산은 적지만 공연운영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은 오페라의 특성상 대형 무대와 시대성 재현을 통하여 작품성을 높이기 위한 소품제작과 많은 출연자 때문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결과이다. 사용예산의 적정성은 국가예산처리시스템과 전문가에 의한 예결산 심의과정에서 확인되고 있는 사항이다.
아쉬운 면으로 수시공연과 후진양성을 위한 오페라 아카데미의 실현을 지적하고 있으나, 오페라단이 안정화 되면 이들 작업은 이미 공연과정에 포함되어있으므로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오페라 상임단원이 없으며 교향악단과 합창단의 협업으로 오페라 제작이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모든 시립예술단을 해체하고 필요시에 수많은 민간단체에 의뢰하면 된다는 말로 보인다. 오페라만의 전문성 때문에 이들 시립예술단 운영 40여년간 자체적으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오페라는 시공간과 인물, 사물을 이용하여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연출가의 전문성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표현한다. 이런 오페라를 기획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최소한 1-2년 전부터 준비해야하는 전문성으로 오페라 상임 예술감독이 필요하며, 오페라는 장르별로 성격이 강해서 적합한 배역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배역을 알 수없는 백명 내외의 단원을 상주시킨다면 엄청난 예산이 낭비될 것이다.
불과 2년 정도의 시작 단계에서 대구와 같이 전폭적인 예산투자보다는 2-3년을 지켜보거나, 예산절감과 자생력 강화를 위하여 폭넓은 후원회 구성과 재단법인으로 출발시켜서 관 주도에서 시민 주도로 전환키는 것도 예술경영의 한 방법이다.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해 태풍에도 불구하고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객석 점유율 91%였다고 한다. 오페라는 현재 세계 모든 주요도시 공연예술의 중심이 되어있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창단 2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음에 힘입어서 지역의 수백명 성악인과 오페라를 사랑하는 시민과 정치·사회 각층에서 후원회를 결성하고 있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지난해에 이용섭시장이 오페라 카르멘에 대한 역사와 배경, 작품에 대한 해박한 소개를 통하여 수준 높은 걸작을 창조하는 문화도시 광주의 면모 확신과 함께 광주시립오페라단이 광주시민과 늘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했듯이,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150만 광주시민과 이 지역 6개 대학에서 배출되는 수천명 성악도의 미래를 기대하면서 광주시립오페라단이 도시브랜드 한축이 될 것을 확신한다. 시민의 행복이 도시브랜드의 큰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