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생회가 부정·부패 물들어서야

2020년 01월 08일(수) 18:04

광주지역 일부 대학 총학생회의 지원금이 흔히 우리사회에서 목격되는 형태의 부정·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보도다. 그 내용을 보면 총학 간부가 운영하는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해외장학연수란 명목으로 교비 지원금을 사용해 해외연수를 다녀온 정황이 드러나 다소 충격적이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엊그제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광주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 지원금’ 결산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남대와 호남대 등 2개 대학 총학생회에서 지원금의 부적절한 지출 사례들이 확인됐다.

전남대 총학의 경우 지난 2014-2018년까지 모 업체와 총 9건(총액 8천156만여원)의 계약을 학생회 지원금으로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 내용은 축제 기념물품 제작, 역사기행 위탁 용역, 축구대회 트로피 제작, 캠프 자료집 제작 등이었다.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충분히 제기될만하다. 전문 인쇄업체나 판촉물 제작업체 또는 여행업체가 아닌 전남대 총학과 유착 관계에 있는 업체와 계약을 진행했다고 한다. 해당 업체는 지난 2009년 총학에서 활동한 모 간부가 사내 이사를 거쳐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 의혹은 호남대 총학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2014-2018년 4차례에 걸쳐 지원금을 사용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매년 연말 또는 연시에 임기를 곧 시작하거나 막 시작한 학생회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장학연수였다. 1인당 25만원-30만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여행경비는 교비 회계에서 편성한 총학생회 지원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여행지는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태국 방콕, 대만 타이페이 등이었다. 여기에 들어간 학교 지원금은 9천300여만원에 달했다.

학생들의 등록금과 국고 지원으로 이뤄진 교비 회계가 이런 식으로 이용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총학생회는 무급 봉사하는 곳이다. 총학생회 활동과 관련한 별도의 대가가 필요하다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세워져야 한다. 차제에 학생 수련회와 워크숍 등에 대한 정보 공개 필요성도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