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의과대 유치 싸운다고 되는 일 아니다

2020년 04월 01일(수) 19:58

전남지역에 의과대학이 없어 이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동부권(순천)과 서부권(목포)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공약으로 나오면서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코로나19가 덮친 4·15 총선에서도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등장하면서 후보자들 간 네거티브 공방이 불을 뿜고 있다.

최근 민주당 서부권 후보가 동부권 후보 정책협약 행사장에 참석하면서 불이 당겨졌다. 소병철 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갑 후보가 동부권 후보 4인 정책협약식을 개최하며 의과대 유치 공약을 발표했는데 이 자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김원이 목포 후보 등 서부권 후보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목포대 의대 설립에 적극 행보를 보여 온 정의당 윤소하 후보는 “김 후보는 목포시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목포대 의대와 대학병원은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대세”라고 지적했다. 민생당 박지원 후보도 “목포대 의과대 유치는 30년 염원인데도 김 후보가 ‘동부권 의과대 유치’를 공약하는 장소에 참석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일부에서 서부권 후보들이 동남권 의대 설립 유치에 찬성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목포대 의과대 및 대학병원 설치 의지는 확고하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가 동부권 공약 발표장에 다른 동부권 후보들과 함께 갔다고 해서 곧바로 목포대 의대 유치 의지를 저버렸다고 하는 주장은 성급하다. 하지만 그의 이번 참석은 다른 당 후보 측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후보자들 간 의과대 유치 공방의 배경에는 상대 후보에 타격을 주는 것을 넘어 깊은 소지역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전남지역 의과대 유치를 위해 서부권 목포와 동부권 순천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부권과 동부권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별도로 추진하면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고 있다. 전남지역에 의과대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번 코로나19 재난 속에서 더욱 실감하고 있다. 후보자들의 격한 공방으로 선의의 유치 경쟁이 볼썽사나운 적대적 경쟁으로 비화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