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앞두고 법정 서는 전두환…신속한 재판을

2020년 04월 07일(화) 19:24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씨가 또다시 광주의 법정에 선다. 전씨는 지난해 3월 첫 공판에 출석한 이후 법원의 허가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나 오는 27일 피고인 인정신문을 위해 재판에 나와야 한다. 5·18 40주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어서 국민적 관심이 쏠린다.

엊그제 광주지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 공판 준비기일에서 김 부장판사는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재판장은 피고인이 틀림없는지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등에 진술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불출석 허가는 취소할 수밖에 없고 다음 기일에 인정신문을 할 예정이다. 다만 피고인이 출석한 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 그 이후에는 가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공판 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재판 계획을 세우는 절차인데 전임 재판장 사직으로 다시 열렸다. 전임 장동혁 전 부장판사는 사직 후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 공판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추후 진행될 공판기일에는 전씨가 최소 한 차례 이상 출석해 피고인 신원 확인을 위한 인정신문이 이뤄진다.

전씨에 대한 재판은 재판부의 변경과 코로나19 사태로 3주간 재판 휴정, 전씨의 불출석 등 의도적인 재판 지연으로 계속 늦춰지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알츠하이머 투병 등 건강상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지연된 재판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2018년 5월 기소 후 거의 2년간 재판이 진행됐고 증인신문만 8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에 전씨가 법정에 서면 검찰 측 증인인 전남대 5·18 연구소 김희송 교수와 전일빌딩 탄흔 감정 보고서를 작성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문가에 대해 증인신문을 하고 피고인 측 증인신문이 이어진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주장한 전씨는 그간 골프·오찬회동을 하면서 국민적 비난이 거셌다. 그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