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버 성폭력 가해학생 처분 ‘도마 위’ 피해여학생 母 “고작 정학 3일 조치” 청와대에 국민청원 오승지 기자 |
| 2020년 05월 07일(목) 19:10 |
7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성관련 처벌 강해져야합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현재 청원이 진행 중이다.
광주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청원 게시글에 “얼마전 사이버상에서 딸의 이름과 욕설이 섞인 아이디로 성기 사진 등을 딸에게 보내왔다”면서 “딸이 아는 여동생에게도 이런 메시지가 왔고, 발신인은 같은 학교 같은 학년 남학생이었다”고 게재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 학교측에 알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열렸지만, 가해학생은 정학 3일과 봉사활동, 피해자 마주치면 피하기 등의 처분만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동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실제로 4월초 이같은 일이 발생해 지난달 17일 학폭위가 열렸다. 이후 A씨가 받은 가해학생에 대한 처분 결과서는 ‘학폭위 처분 2호·6호·7호’로, 3일간의 정학과 교내 봉사활동 및 ‘피해학생 및 신고 고발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졸업까지)’와 별도 교육 등 의도적인 접촉 금지가 고작이었다.
A씨는 “같은 학교인데다 같은 층인데 이런 처분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아이들 성문제는 특히 제대로 마주보고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학폭위를 진행한 동부교육지원청의 초기 처분과 이후 민원 발생에 따른 뒷수습 등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이미 학폭위에서 결정된 사안인데다 가해학생이 전학을 가서 피해자를 찾아올 경우 학교에서 해결해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전학처분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A씨에게 내놓은 것.
동부교육지원청측도 사안이 중한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학폭위 처분이 정학 3일에 그친 데에 대해 의아한 반응이었지만 결국 학폭위 결정을 따랐다.
이후 A씨 민원으로 재심의를 위한 행정심판 절차를 밟았으나 사건의 장기화 우려에 따라 현재는 교육환경전환 전입학 적·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가해학생의 전학을 뒤늦게 추진 중이다.
그동안 단위학교에서 자체 진행되던 학폭위는 관련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교육지원청으로 기능이 이관됐다. 이는 전문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학폭위에는 학교폭력 전문가와 변호사, 청소년 보호활동 2년 이상 경력자, 관할 시·군·구의 청소년 보호업무 담당국 과장, 전·현직 교원 전문 직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심의 과정과 처분 내용 등 모두 비공개로 이뤄지는 만큼 오히려 공정성 결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처분 결과 불복 및 2차 피해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는 가해학생이 전학 등의 처분을 받는다 해도 범죄 특성상 온라인상에서 피해자에게 접근이 가능한 만큼 이에 대한 예방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피해학생 측의 요구로 가해학생의 전학을 위한 환경전환 심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초기 학폭위 처분결과에 당황스러워 곧바로 조치를 취했으며, 가해학생에게 인터넷상의 접근 금지 조치도 내렸다”고 해명했다./오승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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