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분쟁조정위 ‘있으나마나’ 최근 5년간 접수 ‘제로’…지자체 중재 못해 강정희 도의원 “갈등조정 담당관 도입 필요” 임채만 기자

2020년 05월 26일(화) 20:00

전남도 분쟁조정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한 채 개점휴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지방자치단체간의 갈등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지만, 컨트롤타워인 분쟁조정위가 중재 역할을 하지 못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26일 도의회 강정희(더불어민주당·여수6) 의원에 따르면 전남 도내 시·군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전남도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안건이 최근 5년 간 단 한 건도 없었다. ‘시장분쟁조정위원회’와 ‘유통분쟁조정위원회’ 접수 안건도 0건이다.

그동안 도내 지자체간의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사례가 많았다.

지난 2011년 공유수면 매립으로 발생된 율촌산단 내 관할구역 갈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가 전남도에 분쟁조정을 신청했으나 해결되지 못한 이후 사실상 갈등을 겪고 있는 지자체들이 분쟁조정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지자체나 정부가 공공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면서 크고 작은 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전남의 경우도 관-관, 관-민, 민-민 간 ‘환경문제’, ‘혐오시설 설치’ 등으로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나주혁신도시 발전기금을 둘러싼 전남도와 광주시, 나주시 간의 해묵은 갈등,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 태양광시설 설치를 둘러싼 주민과 사업자, 행정기관간의 갈등, 전남도와 제주도 간 해양쓰레기 처리를 둘러싼 갈등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이를 둘러싸고 많은 사회적 비용과 행정력도 낭비되고 있다. 2천800억원을 들여 건립한 나주SRF열병합발전소 가동이 2년 6개월째 중단되면서 수백억원의 손실이 발생되고 있으며, 태양광 설치를 둘러싸고 건강권과 이격거리, 사업허가문제를 놓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남도에 제기된 행정소송만 59건이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은 “서울특별시의 경우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시장 직속 갈등조정 담당관 제도를 운영하고 갈등조정팀, 갈등관리팀에 총 1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시의 갈등관리 시스템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갈등이 예상되는 공공 정책은 입안 시부터 갈등 조사 및 사전 갈등 영향분석을 통해 진단해야 하며, 의사 결정과정에서의 투명성 그리고 주민이 참여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