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61곳 난립…불법·비리 피해 속출 [지역주택조합 빛과 그림자] (1)현황과 문제점 최환준 기자 |
| 2020년 06월 14일(일) 19: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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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을 승인받기도 전에 아파트 설립이 확정된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를 하거나, 사업추진에 필요한 동의율을 속여 장기간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는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
광주에서도 지역주택조합 분양대행사가 수십억원대 중복분양 사기 행각을 벌인 사건이 발생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에 본보는 지역주택조합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 등을 5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지역주택조합은 일정한 자격 조건을 갖춘 지역 주민이 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용지를 매입하고 집을 짓는 제도를 말한다. 해당 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자로 조합설립인가 신청일 1년 전날 기준 만 20세 이상, 무주택자나 전용 85㎡ 이하 1채 소유자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
도시정비법을 적용받는 일반 정비사업과 달리 주택법을 준용해 인허가 절차가 간단하고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데다, 일반분양보다 가격이 20% 가량 저렴해 서민들이 주로 가입한다. 또, 분양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적게 발생한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도심 재개발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지역주택조합 설립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전국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 건수는 94건(총 세대수 6만4천15세대)으로 2010년 7건(3천697세대)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증가했다. 총 세대수가 가장 많았던 2016년에는 104건(6만9천150세대)의 지역주택조합 설립이 승인됐다.
올해 4월 기준 광주지역 지역주택조합은 총 61개로, 2만2천656명이 가입해 3만45세대를 신축했거나 신축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5개(모집신고 3개·설립인가 1개·사업승인 1개), 서구 16개(모집신고 8개·설립인가 2개·착공 3개·준공 3개), 남구 14개(모집신고 4개·설립인가 6개·착공 3개·해산 1개), 북구 19개(설립인가 4개·사업승인 4개·착공 5개·준공 2개·해산 4개), 광산구 7개(설립인가 4개·준공 3개) 등이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불확실성이 크고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딘 탓에 성공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오히려 횡령이나 비리, 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조합장이 조합원을 속여 공금을 편취하거나 사업 지연으로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는 등 조합원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아웃소싱(OS) 요원들은 과장, 왜곡, 허위 홍보활동으로 재개발·재건축사업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조합원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에 큰 꿈을 품고 있는 서민들은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험을 감수한 채 지역주택조합에 뛰어들었다가 결국 그 손해를 본인이 떠안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조합에서 잘못된 운영방식으로 발생한 추가적인 비용은 조합원이 오롯이 부담해야 하는 구조인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조합장과 업무 대행사의 전횡을 견제하고, 신탁사에 자금 관리를 안심하게 맡기는 등 조합원들의 법적·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현행 제도는 토지사용권원 확보 등에 관계없이 조합원 모집신고가 가능하며, 조합설립인가 시 토지사용권원의 80% 이상 확보하도록 돼 있다. 또 조합원 모집 시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법적 제도가 없었다”며 “시는 주택법 개정(2020년1월23일)에 따라 내달 23일부터 지역주택조합사업을 개선, 사업추진 조건이 구체화되면서 조합원의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