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전남 입장 상반, 의대 유치 암초 부딪히나

2020년 07월 12일(일) 18:06

정부가 전남지역 의대 유치와 관련해 전남이 먼저 의대 신설 희망지역을 결정한 이후 의대 신설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선 의대 유치, 후 설립지역 결정’을 추진하는 전남도의 방침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벌써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곧 의료인력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전남 의대 유치 목소리에 대해 이런 안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말해 전남이 의대 유치 지역을 구체적으로 결정하고 나면 별도로 의대 신설을 허가할지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남은 의대 유치 지역을 동부 순천이냐 서부 목포냐를 놓고 다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이 과정에서 자칫 지역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전남의 30년 숙원사업인 의대 유치를 놓고 동부와 서부권이 서로 자기지역이 아니면 안 된다고 대립해왔다. 이에 지역 내 우려가 커지자 최근 두 지역 핵심 관계자들이 전남도청에서 만나 절충안을 내놨다. 먼저 전남으로 의대 유치를 확정지은 이후 의대를 어디로 설립할지 결정하자고 약속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안은 이를 뒤집어 놓았다.

동부와 서부권이 조기에 의대 유치 지역을 선정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소지역주의로 허송세월을 보낼 수 있다. 이번 정부안은 이런 과정을 멀찌감치 지켜보겠다는 매우 소극적인 입장이다. 때문에 정부안에 대한 비판이 지역민들 사이에서 나올만하다. 먼저 의대를 신설할 수 있게 결정해주면 그 다음에 전남이 여기든 저기든 의대를 설립할 수 있는데 선후를 바꿔놓아 정부가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의 방안이 발표되기 전 전남도와 목포·순천시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간 의대 유치 노력을 설명하고 정부안의 수정을 요청해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동부와 서부권은 유치 지역 결정을 조속히 합의해 의대 유치 열기를 한데 모아가야 할 것이다. 30년 숙원사업이 표류하지 않도록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전남지역에만 의대가 없다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