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무원 ‘공로연수’ 시대에 맞게 개선을

2020년 08월 05일(수) 19:28

퇴직을 준비하는 지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공로연수제도가 공직자만 누리는 특혜란 비판을 받고 있다. 공로연수제도는 20년 이상 근속한 퇴직 예정 공무원에게 사회 적응 준비를 위해 지난 1993년 도입됐다. 그러나 퇴직 후 ‘미래 설계’란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일은 하지 않고 급여를 받는 제도 정도로 인식되고 있어 문제다. 시대에 맞게 대폭적인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 등은 20년 이상 근속한 경력직 지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년퇴직을 앞둔 사무관(5급) 이상은 1년, 6급 이하는 6개월 이상 1년 이내에서 본인 희망에 따라 공로연수를 시행하고 있다. 통상 상반기 1월, 하반기 7월로 나눠 연 2회 실시하는데 광주시의 경우 최근 5년간 2016년 41명, 2017년 37명, 2018년 36명, 2019년 51명, 2020년 28명 등 193명, 전남도는 2016년 41명, 2017년 55명, 2018년 68명, 2019년 61명, 올해 72명 등 297명이 공로연수자로 결정됐다.

공로연수 대상 공무원은 교육훈련기관의 합동연수를 60시간 이상 이수하고 자원봉사, 멘토 활동 등 사회 공헌 활동을 20시간 이상 마쳐야 한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6개월-1년간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고 본인 희망에 따라 공무원 교육훈련기관, 공무원연금공단, 민간 연수기관, 대학 평생교육원 등 연수과정에 참여할 수 있지만 이는 선택사항이다. 이로 인해 공직사회 내부에선 급여를 받으며 쉬는 시간이란 인식이 강하다.

공로연수가 퇴직을 앞둔 사회 적응 시간을 준다는 목적과는 달리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거나 무노동·무임금으로 쉬는 제도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관행적으로 이뤄지기보다는 실질적으로 공무원 본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맞춤별 방안이 세워지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공로연수 기간 동안 성과물 제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반하는 ‘놀고먹는’ 제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충남도가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고 충북도와 제주도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도 예외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