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 관광, SIT 트렌드 ‘도시여행’ 주목하자 정성문 |
| 2020년 08월 05일(수) 19:28 |
|
코로나19가 2020년 여름휴가 모습을 바꾸고 있다. 숙박예약 플랫폼 ‘여기어때’가 발표한 ‘2020 여름 국내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7-8월 4박5일 이상의 연박 예약(6월 말 기준)이 지난해보다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여행 예약이 35% 늘어난 반면 지난 5월 기준 해외 여행객이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모든 여행이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여행 행태의 변화다. 단기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바이러스 프리(virus free) 선호와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욕구 상승으로 개별관광과 가족단위 관광의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타 지역 방문보다는 근교 또는 생활권 중심의 여가관광, 타인과 접촉이 적으면서 안전과 청결이 보증된 호텔, 리조트 등의 숙박시설 선호현상이 뚜렷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과시적인 관광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가치 있는 관광이 우선될 것이며, 지역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관광 상품 선호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경험과 체험 그 이상의 단계인 전환(trans-formation) 여행이 앞으로의 관광트렌드가 될 것이다.
여행자는 단순한 만족이 아닌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청년층은 자신의 삶과 직업의 연계 혹은 변화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환여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관광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러한 경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특수목적관광(SIT)을 중심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관광산업이 취약한 광주·전남지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는 지역의 고유성이 담긴 자원을 활용한 SIT 프로그램 개발일 것이다.
특히 광주를 비롯한 목포, 여수, 순천 등과 같은 도시는 SIT 트렌드인 도시 여행의 보고(寶庫)다. 호남의 대표 도시로서 다양한 역사적 공간은 물론 타 지역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인문학적 특성이 온전히 남아있는 곳이며, 최근의 여행 트렌드가 자연과 역사 중심에서 도시문화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SIT 지역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올해 뉴욕타임스가 가봐야 할 여행지로 추천한 장소 52곳 중 22곳이 도시, 20곳이 자연관광지, 그리고 10곳이 지역 또는 국가였다. 유명 관광지를 선호하는 기성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도시 여행은 이미 보편적인 여행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도시여행은 단순히 어느 특정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고유성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즐기는 여행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하여 안전과 청결이 여행의 우선 고려 대상으로 떠오른 요즘 도시여행의 선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도시여행자들은 남들과 다른 경험을 선호하기 때문에 서울, 부산과 같은 대표도시만을 찾지 않는다. 비교적 덜 알려진 여행지를 탐험하는 ‘제2 도시 여행(Second City Traveling)’이 트렌드로 도약하고 있다. 미국의 여행 예약 사이트 부킹닷컴(booking.com)이 지난해 말 1억8천만명의 리뷰를 분석하여 발표한 ‘2020년 세계여행 트렌드 10’에 따르면 전세계 여행자들의 51%는 여행 목적지를 제2도시로 바꿀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남도관광, 특히 광주에게 있어 관광활성화 전략은 명료하다. 호남의 중심도시로서 내재된 지리적, 인문학적 문화를 기반으로 한 ‘도시여행’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목적지 도시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과 체험을 발굴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걷고 싶은 거리 조성, 특색 있는 상업시설 육성 등 도시 여행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관광 자원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저층 구조의 다양한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보행하기 편리한 ‘골목길’에 특색 있는 상업시설, 차별화된 경험과 체험용 콘텐츠가 결합된다면 국내외 도시여행자들을 지역으로 불러들이게 될 것이다. 뉴욕타임즈가 추천하는 올해의 여행지 52곳에 광주와 목포, 여수, 순천 등 지역의 도시들이 곧 소개되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