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율성 거리’ 이대로 둘 것인가 김동수 |
| 2020년 08월 10일(월) 19:20 |
|
광주 남구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에는 광주 출신이면서 중국혁명음악가로 이름을 날린 정율성 선생의 거리가 있다. 정율성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사진과 음악, 영화 등을 전시한 기념거리다. 그의 업적과 발자취를 돌아보고, 한중 우호증진을 위해 지난 2009년 조성됐다. 그런데 아쉽게도 최근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야외에 조성된 탓에 날씨의 영향으로 수년째 고장과 훼손을 반복하고 있어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시작품은 누군가 도구로 긁어 곳곳이 훼손돼 있고, 키오스크는 장기간 고장난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
당초 정율성 선생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 정치인과 관계자 등 많은 이들이 동참했다. 정율성 생가 인근에 조성된 기념거리를 적극 홍보하고, 지속적인 운영·관리를 통해 활성화에 앞장설 것처럼 보였다. 이후 10년이 지났다. 당시 목소리를 높이며 끝까지 약속과 책임을 모두 감당할 것으로 보였던 이들은 사라지고, ‘정율성 거리’는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로 남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년 개최했던 정율성 음악제·동요제도 잠시 주춤하고 있다.
우리의 근·현대사 인물을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 기념거리 구간 회랑 등 지붕 설치와 정율성 생가 부지 매입을 통한 연계 추진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 부분만 해소된다면 정율성 거리 활성화는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의지도 절실하다. 시에서도 생가 부지 매입 추진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다소 늦어지고 있다. 광주시와 남구간 역할 분담과 예산 부분 등 협조가 잘 이뤄져야 한다.
중국과의 우호관계와 교류가 활성화되고, 양측 공동 노력과 참여로 새로운 한중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점점 한중간 문화행사도 풍부하고 다채로워져 국제적인 규모의 행사 추진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 복지 증진을 위해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곳곳에 위치한 우리 문화재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이 필요하다. 이대로 ‘정율성 거리’를 내버려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