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지내세요? 주홍 |
| 2020년 09월 03일(목) 17: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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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평소에 삶은 ‘함께 추는 춤’이라고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이 손을 잡고 광장에서 원을 그리며 추는 강강술래 춤이야 말고 공동체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의 비대면 시대가 열리자, 방구석에서 혼자 추는 춤도 모두 연결된 춤이라는 의식의 확장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치유 춤의 대가 최보결 선생님이 털기 춤 단톡 방에 나를 초대했다. 그 방에는 200여명 넘는 많은 사람들이 매일 집에서 털기 춤을 추고 대화하고 있었다.
우리 몸에는 206개의 뼈가 있는데 그 뼈 사이사이의 마디를 열어주는 털기 춤은 몸을 스프링처럼 이완하게 하고 진동상태로 만들어 치유기가 흐르고, 전체적으로 면역력을 키워주는 춤이다. 스텝을 밟을 필요도 없다. 특별한 기교도 필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며 자신의 몸에 집중하고 움직임을 즐기는 것이다. 한바탕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몸이 스프링이다 생각하며 상하로 털고 나면, 공기처럼 가볍고 유연해진다. 춤을 추다 그대로 멈춘 후, 호흡을 깊게 마시고 길게 내뱉으며 고요하게 앉아 있으면 멈춤의 시간이 내게 찾아온다. 그리고 단순하게 내 앞의 작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 작은 일, 숨을 고요하게 쉬는 그것이 우주전체임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완의 춤을 추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방구석 춤을 매일 추고 있다. 숨쉬기 어려운 시대에 온몸으로 숨을 쉴 수 있는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상하로 스프링처럼 움직이며 뼈 마디마디를 흔들고 털다보면, 한 모금의 물을 마시고 깊게 숨을 쉬는 행복감을 크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별로 필요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욕심이 사라지게 되고 작은 행복의 느낌이 극대화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고립의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방구석 춤을 추며 자신을 찾아가고 사랑하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면 그동안 일에 끌려 다녔던 삶보다 오히려 자신을 사랑하는 선물 같은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마스크를 쓰고 사는 게 일상이 됐다. 직접 사람을 만나도 귀 기울이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눈빛을 자세히 응시해야만 소통이 가능하다.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살다보니, 꼭 필요한 말만하게 된다. 마음 속에서 혼자 대화를 여러 번 한 뒤에 한마디 말이 나온다. 그래서 훨씬 주변과의 소통에서 오해가 줄어들고 학교에서도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현저하게 학교폭력이 줄었다고 한다. 번거롭고 숨쉬기 힘들지만 마스크를 쓰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자기를 돌아보는 데는 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내가 하려는 말을 스스로 다시 듣고 꼭 할 말만 하게 된다는 것. 내 입에서 나가는 냄새도 스스로 맡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 타인에 대한 배려 등등을 깊게 생각하게 된다. 전 세계 인류에게 닥친 전염병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백신이 10월쯤 나올 거라는 소식도 있다. 미국에서 마지막 임상실험중이라고 하니 희망이 있다.
세상이 어려워지면 본색이 드러난다고 한다. 요즘 우리가 엘리트라고 존경했던 집단들의 진상이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천박하다. 검사, 의사, 언론 등등 각 분야에서 편 가르기와 거친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지성이 무너진 우리 사회의 아우성을 보면, 마치 들개들의 울부짖음 같다. 지식은 쌓았는데 지성이 결핍된 사회 현상을 보며 ‘아름다운 인간’이 그리워졌다. 당분간 뉴스를 끊고 내 주변의 아름다운 기자에게 선물을 보내고, 우리 동네의 아름다운 의사에게 선물을 보내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 친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보내고 부모님께도 자주 인사드리며 아름다운 사람들을 떠올리고 그들과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으로 채워간다면, 그것이 우리를 견디게 하는 백신이 될 것이다. 백신이 나올 때까지 아름다운 연대의 표현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