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손무(孫武)

2020년 09월 09일(수) 18:19

동양의 최고 병법서인 손자병법을 쓴 손무(孫武)는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말이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白戰不殆)’,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이 문구가 있는 손자병법의 10편의 자연지리 편에 있는 내용을 보면 더 깊은 내용을 깨달을 수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승리가 위태롭지 않다, 하늘의 기후를 알고 땅의 지형을 알면 승리가 무궁하고 완전하다”는 문장이다. 적군의 능력을 알아야 하지만 지기(地氣)와 천기(天氣)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지기(地氣)라는 것은 넓은 대지에서 싸우는 게 유리할지, 좁은 골짜기에서 싸우는 것이 유리할지 등 땅의 지형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전쟁에서의 상황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게 돼서 나아가고 물러날 수 있는 때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는 기후와 같은 개념도 포함하지만 전쟁에서 많이 쓰였던 기문(奇門), 육임(六壬) 태을(太乙) 과 같은 역술(易術)의 활용으로 승패의 기운을 미리 파악해서 천기(天氣)를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이러한 원리를 스스로도 잘 지켜서 지혜롭게 말년을 보냈다.

손무가 초나라를 정벌하고 오나라를 중원의 패주로 도모한 후 최고의 공신으로 오나라의 왕인 합려가 논공행상을 했을 때 그는 이를 정중히 거절하고 산속에 들어가 은거를 자처했다. 초조해진 합려가 재삼 만류했지만 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합려는 할 수 없이 오자서와 신하들을 보내 설득에 나섰다.

그러자 그는 좌우의 측근들을 물리고 오자서에게 다음과 말했다.

“그대는 자연 규칙을 아시오? 여름이 가면 반드시 겨울이 오는 법이오. 합려 대왕은 오나라가 강성해진 것을 이용해 사방을 대상으로 정복 전쟁을 벌일 것이오. 당연히 지금은 많이 이길 수 있겠지만 끝없는 욕심으로 점점 교만해질 겁니다. 승운이란 계속 이어질 수는 없는 법이오. 때가 되면 물러나는 법을 알아야 하오. 지금 나는 물러납니다. 그대도 함께 물러나 은거하라고 권고를 하고 싶소.”

훗날 오나라 왕 합려와 부차 두 부자는 계속된 무력전쟁으로 국력을 낭비하였고 월나라 왕 구천을 살려두어 결국 나라까지 망했다. 또한 손무의 권고를 무시한 오자서는 부차에 의해 목이 잘렸다.

사물의 발전이 극(極)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고 극도로 성(盛)하면 다시 쇠(衰)한다. 이것이 역학(易學)에서 말하는 음양순환(陰陽循環)의 법칙이다. 동양 최고의 병법서를 쓴 손무는 인생(人生)의 처세술도 달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