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시대 온라인 주민총회 주목 주민 스스로 마을 문제 해결 ‘모두의 민주주의’ 실현 9개동 특색 맞는 마을의제 선정 구정 반영 추진키로 광산=고훈석 기자

2020년 09월 09일(수) 18:27

광주 광산구 9개 동이 최근 온라인 주민총회를 통해 마을의제를 선정했다. 사진은 김삼호 광산구청장이 신창동 주민총회 현장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광산구 제공>

지난 7월 24일 광주시 광산구 운남동 주민자치회는 광주 최초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맞춰 실시간 온라인 주민총회를 개최했다. 현장 참여를 최소화해 주민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유튜브 생중계로 주민 참여와 숙의 과정의 편의성을 높였다.

광산구는 운남동 주민총회를 시작으로 주민자치회가 설립된 9개 동(운남·우산·첨단2·어룡·수완·하남·첨단1·신가·신창)의 ‘2020년 내 삶을 바꾸는 주민총회’ 개최를 적극 지원, 최근 마무리했다.

광산ON앱을 통해 마을의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광산구 유튜브로 주민총회를 생중계하며 현장 참여 인원을 최소화하는 대신 실시간 댓글로 주민과 소통하는 등 광산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했다.

그 결과, 9개 동에서 제안된 48개 마을의제에 대한 온·오프라인 투표에 광산구민 2만7천여명이 참여했다. 이는 당초 광산구 주민총회 목표였던 지역 인구의 1% 이상 참여를 훨씬 웃도는 결과다. 특히 첨단2동은 주민의 16%인 7천여명이 투표에 참여해 마을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성숙한 자치 역량을 기반으로 매년 1천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하는 축제형 주민총회를 기획해온 첨단2동 주민자치회는 가장 먼저 코로나19 상황에 선제 대응해 온라인 주민총회를 기획했다. 특히 주민이 직접 발로 뛰며 스크린방송 송출이 가능한 관내 5개 거점에 협조를 얻어 주민총회 당일 총회 영상을 실시간 송출, 최대한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주민자치회를 출범하고 첫 주민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첨단1동도 눈에 띈다. 공원과 녹지, 쉼에 초점을 맞춘 마을의제가 주를 이룬 가운데 1순위 의제로 ‘1등 공원·둘레길 환경개선’이 결정됐다. 주민자치회는 이를 반영해 주민 삶의 질 향상과 힐링을 실현할 계획이다.

신가지구 재개발로 사라질 은행나무길의 추억을 담은 신가동 주민총회도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로 은행나무길에서 많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주민총회는 개최하지 못했으나 은행나무길 테마로 꾸민 온라인 주민총회를 통해 주민 제안 8개 마을의제를 공유하고 논의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주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복하남’을 주제로 진행된 하남동 온라인 주민총회에서는 공원, 안전, 골목상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7개 마을의제가 논의됐다. 하남3지구 개발과 함께 여러 공공건물과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인 하남동 주민들의 마을에 대한 열정과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 지역을 지도에 표시한 홍수지도 제작으로 지방정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신창동은 유튜브를 활용한 사전 녹화중계로 온라인 주민총회를 개최했다.

세대 공감과 문화 분야에 대한 관심이 녹아있는 5개 의제가 상정됐고 ‘청소년 복합문화센터 조성’ 의제가 1순위로 선정됐다.

우산동 주민총회는 지난해 주민총회에서 제안돼 주민의 힘으로 해결한 송우초-광산중 LED벽화길 사업을 확대하고 적극 활용하는 내용의 ‘핫테핫테 우산동’ 마을의제가 1순위 의제로 선정됐다. 마을의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마을 문제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참여로 마을의 랜드마크로 발전시키려는 주민들의 열정이 눈에 띈다.

수완동 주민자치회는 ‘주민참여로 만드는 수완의 미래’라는 주제로 주민총회를 개최해 올해 주민총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올해로 개청 10주년을 맞은 수완동인 만큼 현재의 수완을 주민이 직접 진단하고 고민해 마을의제를 선정하고 다양한 발언을 통해 수완의 미래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완동도 사전 현장 녹화중계로 주민총회 영상을 8만 수완동 주민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이처럼 광산구는 코로나19로 주민의 자치활동과 참여, 공동체로서의 결속력이 허물어지고 있는 위기 속에서도 주민자치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계획단 모집부터 마을의제 발굴, 주민 스스로 마을의제와 마을계획을 논의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공론의 장인 주민총회 개최까지 준비 과정에서 공익활동지원센터와 마을활동가들도 큰 힘을 보탰다. 주민과 행정의 끊임없는 고민과 다양한 시도로 물리적 거리는 유지하되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까이 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의 주민자치를 준비하고 있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코로나19로 자치가 위협받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민이 직접 발굴하고 제안한 마을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주민 누구나 온라인 회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룸 구축 등 코로나 시대 주민 의견을 구정에 담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광산=고훈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