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드러난 지방의회 비위·갑질, 이러니 무용론

2020년 09월 10일(목) 18:29

지방의원들의 비위와 갑질이 도를 넘었다는 얘기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헌데 이번에 공무원들이 밝힌 사례는 다시금 혀를 차게 한다. 갑질과 협박, 폭언 등이 난무하고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가 조합원 5천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지방의회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으며 의원이 갖춰야 할 자격으로 탈권위 의식(23%), 도덕성(22%), 민주적인 의사소통 능력(18%) 등을 꼽았다. 의정활동 평가에 대해 보통(4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긍정은 9%에 불과했다. 공무원들은 각종 갑질과 이권 개입, 정책대안 제시 능력 결여 등을 이유로 의정 활동을 낮게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의원 개인 또는 보좌관으로부터 알선, 청탁, 인사 개입 등 특혜를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이 56%에 달했다.

지방의원 개개인의 다양한 비위와 갑질 사례를 보면 기가 막힌다. 청사 리모델링 공사에서 나온 재활용 폐기물을 지인이 챙겨가도록 담당 공무원에게 폭언하고 협박한 의원이 있었다. 광산구의회 한 의원은 가족이 운영하는 커피숍 방문을 압박하고 인근에 경쟁 상점이 들어서자 인허가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한다. 또 상인회장과 갈등을 겪자 시장 활성화 사업 관련 자료를 요구하거나 자신의 사업에 권력을 이용했다는 북구의회 의원의 갑질 사례도 제시됐다. 아울러 의원들의 일자리 및 수의계약 요구, 관급자재 선정 관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공무원노조 광주본부는 “대다수 의원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 윤리 교육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무원들도 지방의회의 이런 비위 거래나 강압에 제대로 대응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지방의원들의 비위와 갑질, 이권 개입 등 구태 사례는 이루 말하기 힘들다. 사정이 이런데도 처벌은 공개사과 정도에 그치고 제명이나 자진 사퇴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민들은 허탈해 한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어찌 나오지 않겠는가. 지방의회는 다시 자정운동을 전개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