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의 보고’ 광주공원 가치 재발견해야

2020년 09월 14일(월) 18:12

광주 도심 속에서 근대 역사·문화 자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광주공원에 대한 재평가가 절실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재설정되기는커녕 보유 자원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민간뿐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 관광 명소화 등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지하는 것처럼 광주공원에는 향교와 충혼탑, 4·19영령 추모비, 보물 제109호인 성거사지오층석탑 등 소중한 광주의 역사적 자원이 산재해 있다. 이곳에 위치한 광주문화재단과 빛고을시민문화관, 청년창업 거점으로 떠오른 시민회관 등의 문화자원과 연계해 인식을 제고하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광주매일신문은 광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자 명품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과 향후 발전 방향 등을 기획시리즈로 싣고 있다.

남구 구동에 자리하고 있는 광주공원은 지역 최초의 공원으로 70-80년대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았다. 대형 결혼식장과 공연장, 영화관 등으로 사용된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인 시민회관부터 박물관과 도서관, 어린이 놀이터 등이 인근에 위치해 시민들의 애틋한 추억이 서려있다.

거북 모양의 성거산 자락에 위치한 광주공원은 일제강점기였던 1913년 일본인들에 의해 조성됐다. 신사가 세워져 축제날이 되면 기모노를 입은 일본인들로 북적거렸다고 한다. 해방 직후 분노한 시민들은 신사를 가장 먼저 헐었고, 이후 1963년 그 자리에 22m 높이의 충혼탑을 세웠다. 또 광주공원은 최대 의병 항쟁지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훈련장이자 시민군 편성지로도 활용됐다.

이처럼 광주공원은 근대 역사·문화의 보고로서 관광 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는 자산이 많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한참 거리가 멀다. 어르신들의 만남의 장소 정도로 변질되며 일반 시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광주공원이 지닌 역사와 문화적 가치에 대해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 지자체와 지역문화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광주공원을 발전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