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 힘 되고파” 첫 통장활동 보상금 기부 노옥주 광주 남구 양림동 9통장 힘든 시절 정부 지원받아 생계 극복 지역사회 봉사 결심 전국 최고 관광마을 자부심…주민·행정 가교 역할 충실 김동수 기자

2020년 09월 24일(목) 18:14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돼주고 싶습니다. 저 또한 주변 지인들 덕분에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봉사와 헌신으로 지역사회 나눔 문화 실천에 앞장서겠습니다.”

행정 일선 현장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동네 민원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한 통장이 첫 월급을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노옥주(60·사진) 광주 남구 양림동 9통장.

노 통장은 최근 한달간 일한 대가로 받은 첫 통장활동 보상금 3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후원금은 기부자 뜻에 따라 광주시 장애인 권익협회에 전달되며,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노 통장은 평소 지역사회 나눔 문화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동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밑반찬을 만들어 나눠주거나, 몸이 불편한 탓에 이동이 어려운 이웃들의 손과 발이 돼주기도 한다.

그가 이토록 선행을 지속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는 IMF시절 정부 지원금을 받아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노 통장은 24일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삼남매를 키웠다. 그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주변 지인들과 공공기관에서 여러 가지로 지원해준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며 “그때부터 ‘없어도 조금씩 나눠먹고, 받은 것 보다 더 많이 돌려줘야겠다’”고 다짐했다.

노 통장은 양림동을 전국 최고 관광지라며 마을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어린 시절 양림동에서 태어나고, 당시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다”며 “결혼을 하면서 타지에 거주하다가 3년전부터 돌아와서 다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림동은 관광지다보니 다양한 사업 추진과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며 “특별한 마을이라는 점에서 통장 모집 공고에 지원하게 됐고, 통장이 되면 마을에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는 양림동 펭귄마을 사랑모임, 동네 발전협의회 등 다양한 모임이나 마을 행사에 참여하면서 마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통장으로 업무를 시작한 지 한 두 달 정도 됐지만,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며 “동행정복지센터와 주민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정보 전달, 동내 봉사활동, 주민 애로사항 수렴 등 최선을 다 하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끝으로 그는 “세 자녀를 키우면서 넉넉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에게 강조한 부분은 ‘항상 주변을 잘 돌보고 챙겨라’는 교육이었다”며 “봉사는 물질적인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삶을 가치 있고 의미있게 만들어준다. 앞으로도 우리 주변 이웃들과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