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 중기 추석 자금사정 ‘곤란’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에 자금 변동성 바닥 임후성 기자 |
| 2020년 09월 24일(목) 18:31 |
#광주 하남산업단지의 A제조업체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가족처럼 여기던 직원들을 볼 낯이 없다고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내수 소비가 급감한 탓에 추석에 쓸 자금 마련이 어려운 탓이다. A씨는 “올해 고생한 직원들을 생각하면 보너스를 챙겨주고 싶은데 회사 사정이 말이 아니다”면서 “가족과 같은 직원들에게 언제나 늘 부족함 없이 상여금 등을 챙겨주고 싶지만 누적된 적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2차 협력업체 B사 대표 역시 추석을 앞두고 상여금 지급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B사는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업체의 부품 공급 차질과 북미 등에 대한 수출 길이 막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원청인 기아차 광주공장의 생산 라인 가동 중단이 잇따르면서 함께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 매출이 급감했다. 이 때문에 B사도 그동안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100여명의 직원 월급을 지급해오는 상황이다. B사 대표는 “예년 같으면 직원 근무 연수에 따라 명절 상여금으로 1인당 30만원에서 150만원씩을 지급해왔는데 올해는 당장의 공장 운영자금 마련도 벅차다”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처럼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지역 중소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돈 줄이 말랐다’는 긴 한숨 섞인 넋두리가 끊이지 않는다.
통상 3분기 말은 추석 전 상여금 지급과 협력업체 자금 결제 수요가 많아지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 탓에 자금 변동성이 바닥을 치고 있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광주·전남을 비롯한 중소기업 1천7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역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추석 명절 상여금을 주지 못하거나 지급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47.3%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의 55.4%보다 8.1%p 감소한 것이다. 추석 연휴 쉬는 기간은 평균 4.7일이었다.
자금 사정 곤란을 호소한 업체는 지난해 62.7%보다 2.1%p 늘어난 64.8%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부터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판매 부진(84.8%)이 꼽혔는데, 특히 ‘코로나19가 추석 자금 사정 곤란에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았다. 명절 필요자금 규모에 대한 질문에는 평균 1억840만원이라고 답했다.
필요자금 중 부족한 금액은 평균 6천36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이 58.7%로 조사됐다. 자금 확보 방침으로는 ‘대책 없음’, ‘결제 연기’, ‘납품 대금 조기 회수’ 순이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광주·전남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수 판매 부진과 수출 실적 감소를 겪고 있어 올해 최악의 명절을 맞이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후성 기자
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