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상가…코로나 시대의 우울한 초상

2020년 11월 11일(수) 18:48

코로나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날이 갈수록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도심 곳곳에서 문을 닫는 상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올 3분기 광주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4.8%에 이른다. 세종을 포함해 전국 광역시 중 4번째로 높은 수치로, 2017년 1분기 이후 역대 최고다. 지난 1분기는 13.7%, 2분기 14.5%였다.

상권별로는 전남대(23.9%)와 금남로 충장로(21.8%), 상무지구(19.0%), 첨단1지구(15.8%), 월산동지구(12.5%), 용봉동(11.0%) 등의 순이었다.

중대형 상가는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이 330㎡를 초과하는 곳으로, 건축법상 건축물 용도가 주로 제1·2종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운동시설, 위락시설인 일반건축물이 해당된다.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 추이는 입주비율이 높은 소상공인의 체감경기를 파악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올 3분기 투자수익률도 고작 1.03%로, 1분기(1.4%), 2분기(1.25%)에 이어 하락세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역 상가 공실률 상승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또 다른 지표도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광주 서비스업생산은 1년 전보다 2.5% 줄었다.

전분기(-1.7%) 보다 0.8%p 늘었고 작년 4분기(1.7%) 이후 연속,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소매판매도 1년 전보다 1.7% 줄었으며, 전분기 증가(7.9%)에서 전환됐다.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의 우울한 초상이다.

지금 누군들 고통받지 않겠냐 마는, 꼼짝 없이 가게 문을 닫을 판인 영세 자영업자의 한숨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을까 싶다. 손님이 뚝 끊기면서 매출의 급격한 감소, 고정비용의 부담 가중에 급기야 폐업, 끔찍한 악몽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후로도 권리금은 고사하고 철거 비용까지 짓누르는 엄혹한 현실 앞에서 하나둘 무너지고 있다. 여기저기 ‘임대’ 문구가 내걸린 상가들, 코로나와의 지난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