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코로나…지역 청년층 도박중독 피해 는다 광주전남 도박문제관리센터 조사…20대 중독 전년비 1.4배↑ 빚 피해·극단 선택 상담 등도 늘어…지역연대 통한 예방 절실 오승지 기자

2020년 11월 23일(월) 19:55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에서 청년층 도박중독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도박중독자 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빚 피해도 늘면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도박문제 예방을 위해 지역 연대를 통한 조기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는 23일 코로나19 전후의 광주·전남 지역민의 도박문제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같은 기간(1월1일-10월31일)동안 광주전남센터 치유재활서비스 이용자 1천212명을 대상으로 도박문제 양상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속화에도 불구, 올해 10월말 기준 도박문제로 센터를 방문한 지역 도박중독자의 수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45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20대 젊은 층의 도박 중독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도박문제로 센터를 찾은 20대 이용자 수는 156명으로 지난해 대비 1.4배 가량 증가했으며 이는 센터 전체 이용자의 34%에 달했다. 다음으로는 40대가 79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17%를 차지했다.

카드 및 주식으로 인한 도박문제 비중도 증가했다. 특히 불법적인 형태의 오프라인 카드 도박(홀덤 등) 비율이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적으로 온라인 도박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 도박문제의 특이한 양상을 반영했다.

이와 함께 도박중독이 경제적 손실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의 경우 총 손실액 평균이 지난해 494만원에서 올해 1천810만원대로 3.6배 증가했으며, 20대는 지난해 평균 6천700만원에서 8천440만원으로 1.3배 늘어났다. 올해 30대 총 손실액 평균 금액은 1억9천730만원으로 집계됐다. 5천만원 이상의 손실액 비율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1.2배 증가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도박문제로 인해 정신건강 위기를 호소하는 지역민의 증가 추세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실제 도박문제로 자살 사고를 호소하며 센터에 도움을 요청한 지역민은 지난해에 비해 3배(8명→24명) 증가했으며, 극단적 선택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등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한 지역민 또한 2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도박자 비율(2배)과 무직상태 도박자 비율(1.2배) 또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도박문제 또한 전례 없는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젊은층 도박문제가 심화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지자체간의 협력과 연대는 미흡한 실정이다.

센터에서는 지자체를 통해 공무원과 청소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마저도 녹록치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역민과 지역사회에서 도박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연대를 통해 선제적인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은경 광주전남센터장은 “코로나 이후 광주·전남 지역민 중 20대 연령층의 도박문제가 심화 양상을 띄고 있고, 도박으로 인해 자살과 같은 정신건강의 위기 또한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사회경제적 변화의 여파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박문제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과 조기개입을 위한 지역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