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스텝 꼬인 광주시·전남도 시·도지사 회동 사실 일부 정무 라인 통해 ‘슬쩍’ 정겨울·임후성 기자 |
| 2020년 11월 23일(월) 19:56 |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의 ‘비공식’ 회동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역사회에 의미가 큰 회동임에도 불구하고 광주시와 전남도의 미숙한 대응으로 의미가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장과 김 지사가 최근 시·도 통합, 공항 문제 등을 놓고 갈등 양상을 빚었던 점을 감안할 때 광주시와 전남도가 상생의 이미지를 시·도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23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지난 21일 오후 5시께 목포의 한 식당에서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당초 이 자리에는 김광휘 광주시 기획조정실장과 명창환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실장이 개인적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대신 이남재 광주시 정무특보가 배석하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가 “행정의 문제를 논의하는데 정무특보가 배석하는건 맞지 않다”며 명 실장과 이 정무특보를 자리에서 모두 나가도록 했다. 이에 따라 회동은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김광휘 실장의 불참이 사전에 파악됐다면 양 시·도는 일정을 다시 조율했어야 했다. 그러나 12월 1일 상생위원회 개최를 앞둔 시점인 데다, 시·도지사 일정을 조정하기 쉽지 않아 회동을 그대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은 말 그대로 ‘비공식’, ‘비공개’로 이뤄졌다. 주말 저녁 이 시장이 목포를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남도 대변인실은 회동 사실을 22일 오후에야 인지했다. 양 시·도 모두 비서실과 실무 부서를 제외하고 극비로 회동을 준비하고 진행한 셈이다.
그럼에도 하루 만에 명확히 공개 행사로 바뀌었다. 광주지역 일부 정무라인을 통해 관련 내용이 외부로 새 나갔기 때문이다. 공식 행정라인인 양 시·도 대변인실이 곤욕을 치른 것도 이 때문이다. 광주시 대변인실이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23일 언론 대상 관련 자료 설명 계획도 무산됐다.
모처럼 시·도지사가 만나 상생을 논의한 자리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행정라인의 실수’, ‘정무라인의 오버센스’라는 비판을 면키 힘든 대목이다.
결과물을 떠나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는 회동이라면 양 시·도는 회동 사실을 외부에 동시에 알리기 위한 행정라인의 조율을 거친 뒤 ‘그림’을 만들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관가에서는 양 시·도지사가 갈등의 실타래를 풀 단초를 마련했음에도 ‘사소하지 않은’ 행정·정무라인의 실수가 빛을 바래게 했다는 아쉬움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광주시·전남도 관계자는 “회동 공개를 놓고 시·도간 일정 조율이 이뤄지기 전 외부로 내용이 흘러나가는 바람에 시·도지사 간 만남이 오히려 빛을 잃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겨울·임후성 기자
정겨울·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