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최소 8주 치료로 완치할 수 있다 / 조주연
2020년 12월 17일(목) 18:28
조주연 조선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또 다시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면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와 우려의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와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로써 돌연변이가 심해 예방 백신이 없는 바이러스성 감염병 중 전세계적으로 적극적인 퇴치를 촉구하고 있는 감염병이 있다. 바로 C형간염이다.

C형간염은 국내 암 사망률 2위이자, 주요 생산활동 연령대인 40-50대의 사망원인 1위이고 암 중에서 10년 생존률이 약 22%로 가장 낮은 간암의 주요 원인 질환이다. C형간염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된다. 이중 약 30-40%는 간이 굳어지며 기능이 저하되는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하는데, 감염자 대부분 증상이 없어 20-30년 뒤 뒤늦게 간암, 간경변증 등 심각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C형간염 연관 간암 환자 5명 중 4명(약 83%)은 C형간염이 간암 상태로 진행되어 발견된 ‘뒤늦은 진단’으로 나타난 바 있다.

C형간염은 혈액을 매개로 전염되는데, 전파경로의 약 40%는 불분명한 상태다. 감염 여부도 모르는 잠재 환자가 일상 중에 또 다른 감염 확산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일상 중에 면도기, 손톱깎이 등 타인의 혈액이 닿을 수 있는 개인위생용품을 공동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출혈이 동반될 수 있는 치과치료, 불법 및 비위생적인 장소에서의 주사기 재사용, 침습적 시술 등으로 바이러스 감염 및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

C형간염은 백신이라는 일차적인 예방법이 없으며, 무증상으로 간경변증, 간암으로 악화되거나 타인에게 감염 확산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C형간염 항체검사를 확인하여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만 잘 받으면 단기간에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 치료환경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약 5년 전 완치 수준의 먹는 약이 나왔고, 현재는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1형-6형)에 상관없이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들도 8주 정도 하루에 한 번씩 약을 복용하면, 100%에 가까운 치료성공률로 완치 가능하다. C형간염 단계에서 치료하면, 간암 발생 위험을 70%나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C형간염은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지 불과 30여 년 만에 검진, 치료로 지구상에서 퇴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감염병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전세계적 C형간염 퇴치 목표’를 천명했고, 이에 발맞춰 대만, 일본 등 해외 국가들은 C형간염 환자를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국가적 검진 권고 및 지원 보건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우리나라도 질병관리청을 주축으로 대한간학회와 함께 올해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 간 무료 C형간염 검진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내년 특정기간에도 시범사업을 시행 및 결과를 분석해,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검토를 위한 비용효과성 등 근거를 마련할 계획으로 알려진 상태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C형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하비 알터 미국 국립보건원(NIH) 부소장과 마이클 호튼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가 선정되면서 C형간염에 대한 관심이 보다 높아진 요즘이다.

C형간염 환자 한 명의 조기 진단 및 치료는 한 개인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감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예방적 효과를 지닌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진화된 국가건강검진 시스템도 이미 갖춰져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C형간염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40세 이상 국가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가 도입된다면 국내 C형간염 퇴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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